월세 수익과 직결된 전월세전환율도 10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되고 추가 금리 인상까지 예상돼 임대인들 역시 월세 공급을 대폭 줄이면서 예전보다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5일 국토교통부의 2월 주택매매거래량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월세 거래량은 6만6282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했다. 전체 임대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들고 있다. 올해 1~2월 누계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 비중은 41.4%로 전년 동기 대비 2.1%포인트 하락했다.
경기도 등 지역의 주택 공급 급증과 이에 따른 전세 가격 하락이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4월 수도권 입주 물량은 지난해 동월(4949가구) 대비 두 배 늘어난 1만11가구다. 올해 1분기에도 수도권에서는 지난해보다 85% 증가한 5만5982가구가 입주했다. 공급량이 늘면서 경기권 전세 가격은 수개월째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전셋값도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 중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전세 가격은 지난주 5년8개월 만에 하락했다. 김민영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갭투자 증가의 영향으로 전세 공급량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임대 수요자들은 월세에서 전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서울 서초구 소재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들어 월세를 찾는 사람들이 전세 대비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물량 증가와 가격 하락으로 수요자들이 희망하는 가격대의 전세를 구하기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전세 가격이 떨어지면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아져 전세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며 "아직도 월세는 매달 지불해야 하는 주거 비용 부담 때문에 선호도가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올해 1~2월 누적 월세 거래량(9458건)이 지난해 동기 1만2027건의 78% 수준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세 거래량은 3.5% 줄어드는 데 그쳤다. 양 소장은 "당분간 전세 가격 안정세로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이다. 임대인 입장에서 전환율이 떨어지면 집을 월세로 내놓았을 때의 기대 수익률이 하락한다는 의미다. 한국감정원은 "서울 아파트의 경우 전세 가격 안정으로 월세 수요가 감소했지만 월세 공급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한국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월세 공급량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저금리 시대에는 임대인들이 월세를 통한 임대수익을 선호한다. 전세금을 은행에 넣어놓는 것보다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기준금리가 오르고 국내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면 월세 공급 선호도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출 규제가 강해지고 시중 금리가 상승하면서 집주인들이 월세에서 전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세 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주춤하기 시작했다. 당시 국토부가 발표한 연간 전월세 거래량이 이 같은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 비중은 2014년 38.8%에서 2015년(42.2%) 40%대에 진입했다. 이후 2016년 43.3%까지 오르면서 '월세 전성시대'를 맞이했지만 지난해 42.5%로 줄었다. 지난해 연간 거래량 조사에서도 전세는 전년 대비 2.5% 증가했지만 월세는 오히려 0.6% 감소했다.
월세 거래량이 급증했던 2015년 전후는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