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주 투자노트 / 러셀 ◆
27일 이강직 러셀 대표(56·사진)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외 진출 본격화, 고객사 확보, 사업 다각화 계획을 공개했다. 러셀은 하이제3호스팩과 합병해 5월 18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리퍼비시 업체 중 첫 상장이다. 리퍼비시란 기존 반도체 생산 장비를 개조·재구성해 기능과 성능을 새롭게 만드는 작업을 뜻한다. 비용과 시간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특히 주문자 요구에 맞는 생산이 가능하다. 향후 수년간 국내외 반도체 업계가 투자를 늘리면서 수혜가 예상된다.
러셀은 이 대표를 비롯해 SK하이닉스 출신 기술 인력이 주축이 돼 2006년 창업한 회사다. SK하이닉스 이천 공장과 청주 공장 사이에 있는 충청북도 진천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임직원 47명 중 70%가 기술 인력이다. 현재 국내 매출의 60% 이상이 SK하이닉스에서 나온다. 이 밖에 DB하이텍, 매그나칩, SMIC, 글로벌 파운드리스, 인피니온 등 국내외 반도체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리퍼비시뿐만 아니라 반도체·디스플레이 원재료 생산, 자동화 설비(FA) 생산, 반도체 기술 지원 사업도 하고 있다. 장비 수리·보수와 대체 부품 자체 개발이 이에 포함된다. 원재료는 LG화학, 동우파화인켐, 동진에 납품한다. 이들 비중은 현재 크지 않지만 매출 비중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전국 50여 개 반도체 장비 거래처에 대한 영업망도 강화할 계획이다. 특정 업체 쏠림 현상을 줄이면서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다. 같은 이유로 식각 장비 리퍼비시 분야에도 진출하려 한다.
현재 매출은 3분의 1가량이 국외에서, 나머지는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다. 상장 과정에서 조달한 자금 일부를 중국과 일본 현지 사무소를 개설하는 데 투자할 계획이다. 중개 유통 업체를 거치지 않고 현지 기업과 직접 거래하면 수익성을 더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상장으로 조달된 자금 100억원 중 국외 사무소 투자 외 나머지 자금은 장비 매입에 대부분 투자할 계획이다. 기업 가치 산정 과정에서는 기존 반도체 장비 업종 상장사를 비교 대상으로 잡았다.
러셀은 높은 실적 성장세가 장점이다. 지난해 매출액 361억원, 영업이익 8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매출액이 연평균 41% 성장하는 동안 영업이익은 122%씩 뛰었다
상장 후 지분 기준으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60.43%를 보유한다. 게다가 자사주 비율이 21.57%로 유통 주식 수가 많지 않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