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매일경제신문과 만난 정문국 ING생명 사장은 "4월부터 본사 조직을 애자일 조직으로 전면 개편한다"며 "이를 위해 본사 직원 500여 명 중 절반 수준인 200여 명을 애자일 조직에 맞는 소그룹에 배치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인사도 단행했다"고 말했다.
빠른 의사결정과 직원 간 협업이 중요한 IT기업들이 주로 채택하는 애자일 조직의 핵심은 '부서장-중간관리자-직원'으로 이뤄진 기존 상명하복식 부서 단위를 상하관계가 없는 수평적인 팀으로 바꾸는 것이다. 9명 규모 소그룹인 '스쿼드(분대)'를 꾸려 영업, 마케팅, 상품기획, IT 등 각 부서 직원들을 모두 모아 부서별 장벽 자체를 없앤다. 상관도, 부하도 없는 만큼 누구나 자유롭게 업무에 관한 의견을 낼 수 있고 해당 팀이 맡고 있는 업무에 한해서는 의사결정 권한까지 주어진다.
정 사장은 "ING생명이 도입한 애자일 조직의 특징은 고객의 행동 흐름을 따라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팀,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팀, 고액자산가 고객을 확보하는 팀 등 세 가지 대조직을 신설하고 그 아래 실무를 맡는 소그룹(스쿼드) 18개를 꾸렸다.
예를 들어 신규 고객 유치팀 아래 '2030 소그룹'은 기존에는 각자 부서에서 관련 업무를 하던 직원들이 이제는 아예 같은 팀, 같은 사무실에 배치돼 상품기획자는 20·30대 가입자를 위한 특화상품을 구상하고 IT 담당자는 젊은 고객 특성에 맞는 모바일 상품 서비스를 개발하는 식이다. 이 팀이 '무엇'을 할 것인지는 상부에서 결정하지만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한 내용은 철저히 팀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조직 체계 자체를 바꾸는 유례없는 시도인 만큼 내부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는 게 정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상장 이후 주가도 많이 뛰었고 실적도 좋은데 굳이 바꿔야 하느냐는 우려가 많았다"며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고 머무른다면 5년 후에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생각에 과감히 결단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 사장을 포함한 ING생명 임원진은 네덜란드 ING은행, 필립스 등 애자일 조직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히는 글로벌 기업들을 찾아가
[김태성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