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2월 06일(14:38)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팻 핑거(Fat Finger)'가 코스피 풋옵션 시장에 혼란을 줬다. 코스피가 급락하고 있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이중고를 겪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아침 코스피 2월 만기 행사가 337.50 풋옵션에서 주문실수가 발생했다. 이른바 '팻 핑거'라 불리우는 사고다. 팻 핑거는 손가락이 두꺼워 주문과정서 거래량, 가격 등을 착오 입력하는 것을 뜻하는 증권가 은어다.
이날 아침 동시호가에서 해당 풋옵션은 가격 3.00에 2000계약이 체결됐다. 코스피200 시가가 322.05임을 감안할 때 행사가 337.50 풋옵션의 이론가는 15.50 수준이다. 이론가 대비 20%라는 낮은 가격에 거래된 셈이다.
밤사이 미국 주가지수 급락으로 풋옵션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시장 예측이 팽배했던 상황에서 이같은 주문 실수로 시장은 장초반 혼란을 겪었다. 추격 매도한 시장 참가자들은 거액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주문은 케이프투자증권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주문실수로 케이프투자증권은 시장 추정 60억원 가량의 손실이 났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주문실수를 인지하고 바로 시장가로 이를 환매수 했다. 계약당 12포인트 가량의 손실이 났을것이라는 시장분석이다.
풋옵션은 거래승수가 계약당 25만원으로 해당 증권사의 주문 실수에 따른 손실 금액은 12포인트*25만원*2000계약으로 계산할 경우 약 6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초에는 도이치증권 서울 지점에서 이 같은 팻핑거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삼성전자 우선주 대량 협의매매(블록딜) 과정서 2조3000억원 규모 주문이 잘못 들어간 것이다. 블록딜은 거래상대방이 파악되는 장외거래다. 이같은 특성 덕분에 상호 합의하
하지만 코스피 풋옵션은 장내 거래로 거래 상대방이 누군지 파악이 쉽지 않은데다 이에 따른 시장 왜곡 과정서 이해관계자가 다수 발생함에 따라 손실 반환 청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맥증권은 지난 2013년 옵션거래서 팻 핑거 사고가 발생하며 수백억원대 손실이 발생해 파산하기도 했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