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와 B씨는 결혼 1년 차인 신혼부부로 현재 흑석뉴타운 주변의 노후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고 있다. 최근 이들 부부의 취미는 수도권 모델하우스 탐방이다. 앞으로 태어날 아이를 대비해 지금보다 넓은 집을 알아보기 위해서인데 현 전세보증금에 약간의 대출을 받으면 경기권 신도시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다는 판단도 내 집 마련 결정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모델하우스를 갈 때 마다 매번 다른 상담사들의 설명 때문에 최근 대세라는 '판상형'과 가치면에서 낫다는 '타워형' 중 본인에 맞는 아파트 형태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 실속이 우선이라면 '판상형 구조'가 정답
↑ 여의도 내 판상형 아파트 모습 [사진제공: 리얼투데이] |
판상형 아파트는 주택보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던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국내 최초 계획도시인 여의도를 비롯해 목동신도시와 평촌, 분당 등 1기 신도시 내 아파트들은 대부분 판상형 구조로 설계됐다.
이들 아파트는 대부분 20~30년 전에 지어져 노후도가 상당하지만 아직도 서민들에게는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이유는 왜 일까?
판상형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의 동들이 남향 위주로 배치됐다는 점이다. 거실이 남쪽을 바라보고 있어 햇빛이 잘들고 맞통풍 구조로 환기에 유리하다. 또한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해 냉·난방비를 아낄 수 있다. 타워형 구조에 비해 설계가 단순해 유지관리비도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판상형은 타워형에 비해 고난도의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는 데다 시공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건축비를 절감할 수 있다. 건축비 절감은 결국 분양가와 연결돼 타워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
단점도 있다. 건물 디자인이 획일화돼 디자인측면에서는 타워형에 못미친다. 일부에서는 판상형 아파트를 '성냥갑'을 세워 둔 듯한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성냥갑아파트라 부르기도 한다. 남향 위주 배치가 기능적으로는 뛰어날지 몰라도 조망권 확보는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 독특한 외관과 조망권을 원한다면 '타워형 구조'를 택해야
↑ 해운대구 우동의 타워형 아파트 '해운대 아이파크'와 '해운대 두산위브' 모습 [사진제공: 리얼투데이] |
특히 타워형은 화려하고 고급스런 외관을 갖춘 경우가 많아 인근 지역 내 랜드마크 단지로 거듭나기도 한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마포구 합정동 '메세나폴리스' 등이 대표적이다. 부산에는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 아이파크'와 '해운대 두산위브 더 제니스'가 있다.
타워형은 단조로운 성냥갑 아파트(판상형 아파트)와 달리 용적률이 높은 지역에 건립되기 때문에 예술적 미적 감각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설계가 가능하다. 만약 부지 인근에 산이나 강, 호수, 바다가 있다면 조망권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세대별 방향과 라인을 배치해 설계할 수 있다. 세대별로 양면개방형 또는 삼면개방형 구조를 적용해 파노라마 조망권을 확보할 수도 있다. 이는 남향 위주로 일원화된 판상형 구조에서는 불가능하다.
일반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부지에도 건립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타워형 구조는 'Y'자 형이나 'ㅁ'자형, 'X'자 형 등 다양한 모양으로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판상형은 주로 'ㅡ'자형이므로 비교적 넓은 부지가 필요하지만 타워형은 다양한 설계가 적용되므로 토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단지 중앙에 넓은 공원이나 조경시설 등을 확보하기도 유리하다.
타워형 아파트도 단점이 있다. 타워형 구조가 주로 지어지는 주상복합아파트 용지는 '지대(地代)'와 '건축비(建築費)'가 높아 분양가 또는 매맷가가 비쌀 수 밖에 없다. 또한 남향 위주로만 배치하기가 어렵고 창문도 작아 채광성 및 통풍성이 판상형보다 떨어진다. 실내 환기를 기계에 의존하는
최근에 공급되는 주상복합아파트(초고층 제외)는 근린상업시설을 별도로 빼고 주거시설을 판상형 구조로 설계하거나 판상형과 타워형의 장점만을 합친 혼합형(판상형+타워형)구조로 설계하는 단지가 늘어나는 추세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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