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 돈 횡령, 직원들로부터 상품권 상납과 같은 갑질 협의로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대전동부새마을금고 유모 이사장(75)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직원들에게 욕설과 막말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관련 기사 17일 [단독] '횡령·갑질·아들 취업 논란까지…' 대전 새마을금고 이사장 도마위)
20일 기자가 입수한 녹취 파일 일부에는 유 이사장이 여직원에게 한 폭언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녹취가 된 시점은 지난해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당시는 유 이사장에 대한 비위가 감독기관인 행정안전부에 투서된 시점으로 금고에선 내부 고발자 색출이 한창이던 때였다고 한다.
녹취 내용과 제보 등을 기반으로 상황을 구성해보면 유 이사장은 자신의 비위 고발자로 의심되는 여직원이 고객을 응대하고 있었음에도 일어서서 자신에게 인사를 안했다는 이유로 이사장실로 불러 욕설을 퍼붓기 시작한다. 이 자리에는 전무와 상무 등 간부도 몇몇 있었다.
녹취된 내용에는 유 이사장이 해당 여직원에게 "이 기지배가~ 어디서 최말단이 앉아서, XX아 응 건방지기는, 내가 니 엄마한테 얘기 안했어?"라며 몰아세우는 정황이 담겼다.
유 이사장은 "제일 처음 너를 (내부 고발자로) 지목한 건 너의 아버지가 김XX하고 이X하고 가깝기 때문에 너를 한번 털어본 거다"라며 "그런데 니가 아니어서 다행이다. 그 순간은 미안하다. 그러나 내 마음에 너에 대한 나쁜 감정이 아무것도 없으니까 좋게 생각해라"라고 달래는 모습도 나온다.
앞서 이 일이 있기 전날 해당 여직원은 유 이사장의 비위를 투서한 것으로 의심을 샀고 일부 직원이 해당 여직원의 컴퓨터 사용 이력 등을 몰래 뒤졌다고 한다.
금고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해당 여직원의 아버지가 전 이사장의 아들과 친분이 있어 여직원이 (이사장의) 의심을 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횡령 등으로 이사장 자리를 뺏긴 전 이사장과 그의 아들은 유 이사장과 악연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 이사장이 여직원이 인사를 안 한데 대한 분풀이를 이어가다 엉뚱하게 청소 불량을 지적하며 욕설을 한 내용도 녹취됐다.
"너(해당 여직원)는 뭔데 앉아서 김XX도 일어나고 다 일어나는데 고개도 안 돌려? 기지배가 XXX가 없어서. 잘한 거냐고(윽박). 잘했어?"라고 유 이사장이 고성을 지르다, 갑자기 "이게 뭐야~ 책상 좀 봐. 여기 와서. 여기 누가 청소 하나 여기. 누가 하냐고~(고성). 정 상무 여기 누가해? 여기 봐 여기 좀. 이 속이고 뭐고 한 번. 어떤 놈이 청소한 거야? 먼지 다 쌓이고 저런 것들 뒀다 뭐해"라며 청소 상태를 문제 삼는다.
이어 "이 XX들이 아주 그냥 오냐오냐하니까. 내가 너(해당 여직원)를 끝까지 지명을 하고 아닌 걸 기라고 하고 게라고 해야. 이래야. XX아 응 니가 속이 편하겠어? 내가 다 털어줬으니까 박XX"라며 내부 고발자로 의심되는 여직원을 거듭 몰아세웠다.
유 이사장은 "이것들이 아주 응! 상무나 누가 야단치면 안되(보여서)서 그런 짓하지 말고 잘 다스려라 덕으로 이렇게 감싸줘라. 막 야단치고 혼내지 말고 그리고 일찍 좀 보내주고…"라며 다소 엉뚱한 소리를 하더니 "오늘부터 박XX를 제외하고서는 졸병들 제일 늦게~ 알았어? 사무실 청소 다 해놓고 깔끔하게 하고 (오후) 10시가 됐건 11시가 됐건 제일 늦게~ 무슨 소린지 알지? 어쩔 땐 내가 10시까지 안 나갈 때가 일을 거야"라며 계속 분을 풀었다.
녹취 파일 말미에는 "버르장머리를 싹 고쳐놓을 거야~ 어떤 놈이 괴로운가. 이것들이 오냐오냐 했더니 XXX가 한 톨도 없어 내가 얘기를 안했으면 몰라…"로 유 이사장의 막말이 끝난다.
금고 안팎의 얘기를 들어보면 유 이사장의 직원들에 대한 욕설과 막말은 비단 이번 한 번 뿐이 아니라고 한다. 막말이 일상화됐다는 것이다.
뭔가를 물어보는데 머뭇거리면 "XXXX 저런 것들이 뭘 한다고 금고를 맡길 수 있겠냐"라며 욕설을 하고, 때론 직원들을 모아놓고 "거짓말하면 다 잘라버린다", 특정 직원의 부모를 거론하면서 "니 엄마가 나이 쳐 먹고 왜 고생을 하겠냐"며 모욕적인 발언도 했다고 한다.
일부 직원은 유 이사장의 아들 채용과 관련 금고 내에서 찬반 투표를 했는
새마을금고중앙회 대전 지역본부는 유 이사장에 대한 횡령과 인사권을 내세운 각종 갑질에 대해 감사를 진행 중이다. 감독기관인 행안부도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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