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은 배럴당 68달러 수준으로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 초 63달러에서 8% 넘게 상승한 것이다. 이란 핵협정 경계심 등 중동 위기가 지속되고 있고, 비성수기임에도 미국 원유 재고가 감소하면서 유가를 끌어올렸다. 두바이유 4월물은 배럴당 68달러 수준으로 4월 초보다 6% 상승했고, 브렌트유 6월물은 배럴당 약 74달러로 같은 기간 9%가량 올랐다.
이와 맞물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4월 초 대비 20일 7% 떨어졌고, GS와 에쓰오일도 각각 5%, 3% 떨어진 상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유업체의 경우 5월 드라이빙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수요가 크지 않은데 가파른 유가 상승 등으로 정제마진이 떨어지고 있어 주가도 그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며 "중국 원유 수출량 2분기 쿼터도 3월 말에 나왔어야 하는데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라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화학업체 주가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LG화학은 4월 초보다 4% 떨어졌고, 롯데케미칼은 5%, 대한유화는 6% 하락했다. 황 연구원은 "5~6월 이슬람 금식월·아시아 지역 몬순 영향 등으로 화학제품 수요 둔화가 예상되는데다 화학제품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올해 유달리 강세를 보이면서 마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유가가 오르면 나프타 가격은 당연히 오르며, 이란 핵협정 문제 등 중동 정세를 둘러싼 이슈도 나프타 가격을 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무역 분쟁, 중국 유동성 정책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유가가 급등하면서 화학 업체들 주가 모멘텀은 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