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의 경쟁이 심상치 않습니다.
금융감독원장까지 경고하고 나섰지만, 지켜야할 규정은 있으나 마나입니다.
강태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2년 가까이 단 한번도 쓰지 않았던 한국씨티은행 카드에서 날아온 우편물입니다.
바뀐 법에 따라 이의가 없으면 신용카드를 자동해지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씨티은행은 고객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새 카드를 발급했습니다.
인터뷰 : 김00/직장인
-"원래 쓰지 않는 카드는 자동으로 해지한다고 들었는데. 동의도 없이 연회비까지 내라니까 어이가 없죠."
엄연한 불법인데도 카드사들에겐 그저 금융감독당국이 내놓은 새로운 방침의 하나일 뿐 개의치 않는 모습입니다.
인터뷰 : 한국씨티은행 관계자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까 착오가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고객이 신청해 놓고 잊어버릴 수도 있고..."
실제로 최근 카드사들의 경쟁이 다시 과열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이미 '백병전'으로까지 표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정태영/현대카드·캐피탈 사장
-"하루 반나절, 3~6시간의 카드 사용액으로도 2, 3위가 바뀐다. 이런 백병전은 이미 지난해 봄부터 시작돼서 삼성카드와 경쟁을 벌였고, 지금은 KB와 붙어야 하는 상황이다."
전업계 카드사들이 지난해 지출한 모집비용은 3,027억원에 달합니다.
지난 2003년 '카드대란' 이후 가장 많은 액수로, 비용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회원 모집인 수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8천명 수준이던 모집인은 지난 2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며 이제 2만명, 은행도 카드 모집인을 부활시켰습니다.
길거리 '묻지마 발급'으로 발생한 카드대란 때의 상황이 재현된다는 말입니다.
인터뷰 : 카드업체 관계자
-"너무 불법적으로 하지 말라고는 하는데 모집인들은 신규 1장이 소득과 직결되기 때문에 100%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지난 3월 금감원이 4개 카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미등록 모집인과 과다경품 제공이 다수 적발됐습니다.
인터뷰 : 김종창/금융감독원장
-"부실의 근본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금감원에서도 위법 사례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엄정하게, 또 강력하게 조치할 것이다."
금감원장의 '옐로카드'에도 카드사들은 여전히 시큰둥합니다.
오히려 이번달부터는 의무화된 연회비를 받는 대신, 기존 카드에 포인트나 서비스를 대폭 늘려 출혈경쟁 양상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결과는 연체율 급등 등 부실입니다.
인터뷰 : 이재연/금융연구원 연구위원
-"과도한 서비스
강태화/기자
-"불과 몇년전 우리 사회는 이 카드 한 장 때문에 큰 홍역을 치렀습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이미 그때의 경험을 잊은지 오래입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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