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관계가 급물살을 타면서 채권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단기적으로 채권 금리가 하락(채권 가격 강세)하고 있다. 일각에선 통일이 실제 진행되면 과거 독일 통일 이후 채권시장 흐름처럼 국내 채권값도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화해 무드가 국내 채권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지정학적 위험이 해소되면 외국인 투자 증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외국인의 국채 매수가 늘어나면 채권 금리는 하락하게 된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3년과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각각 3.3bp(1bp=0.01%), 4.9bp 하락한 2.201%, 2.700%로 마감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채권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이 그만큼 상승했다는 의미다. 남북정상회담에서 긍정적 분위기가 나타나자 채권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다만 실제 통일로 이어지면 국채 금리는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통일 당시에도 이런 흐름을 보였다. 1980년대 말 6% 후반에서 형성돼 있던 10년 만기 독일 국채 금리는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 장벽 붕괴 이후 4개월 만인 1990년 3월 8.982%를 기록하며 9%에 근접한 모습을 보였다. 통일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국채 발행이 크게 늘었고, 자연히 채권 가격은 떨어졌다.
당시 동독과 서독 간 격차에 비해 현재 남북한 간 격차가 훨씬 큰 만큼 금리 상승 폭은 더욱 클 수 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동독과 서독은 국내총생산(GDP) 차이가 3~4배 수준이었지만 통일 전후 금리가 200bp 수준으로 올랐다"며 "남한과 북한 경제 규모 차이를 고려할 때 우리 금리 상승 폭은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90년대에 비해 자금 조달 방법이 다양해진 만큼 채권시장에 미치는 타격도 훨씬 작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민간 기업 투자가 주를 이루면 정부가 주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