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
이 업체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520만8333주 매입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발행 주식 총수(9246만5564주)의 5.6% 수준이며, 금액 기준으로는 약 1조원 규모다. 향후 주가 변동에 따라 실제 취득 금액은 변동될 수 있다. 유가증권시장을 통해 직접 취득하는 방식으로 3개월 이내에 매입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자사주 취득은 2008년 이후 두 번째다. 당시에는 인천정유(현재 SK인천석유화학)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인천정유가 보유한 자사주를 취득했다. 주주가치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인 셈이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회사가 자신의 주식을 사들이면 전체 주식 수가 감소해 남은 주식의 가치가 높아진다. 수년간 삼성전자가 자사주 효과로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해 주가가 크게 오른 바 있다. 올 들어 현대차와 미래에셋대우 등이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기도 했다. 회사 '곳간'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잉여이익이 풍부한 업종 대표주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7월 창사 이래 최초로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이를 포함한 작년 배당금은 2016년 대비 25% 상승한 주당 8000원을 기록했다. 작년 배당금 총액은 7456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같은 해 11월에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해 소액 주주들의 주주총회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전자투표제와 중간배당 도입 등을 차례로 시행했다"며 "이번 자사주 매입도 그런 취지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선 SK이노베이션이 SK루브리컨츠 상장 철회 이후 '주주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업체는 윤활유 사업 자회사 SK루브리컨츠를 상장시키려 했지만 수요예측 결과가 저조하자 지난 27일 상장을 전격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