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장을 찾고 있는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가 이달 중 최종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할 것으로 보인다.
신임 사장은 경영 정상화는 물론 재매각을 진행해야하는 등 막중한 책임을 맡아야 하기 때문에 대형건설사 내부 사정에도 밝아야함은 물론 관리 경험, 전문성, 도덕성 등의 자질도 요구된다. 박창민 전 사장 때와 마찬가지로 선임 과정 등이 전혀 오픈되지 않아 깜깜이 선임 논란도 여전한 상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사장 후보 지원자 38명 중 서류전형으로 추린 9명을 추렸고, 추후 면접 등을 통해 5월 중순까지 최종 3명까지 후보자를 압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이미 후보가 3명으로 압축했다는 설까지 돌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 측은 국내외 건설분야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 건설업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통찰력을 보유한 지원자 중 도덕성을 검증해 대우건설을 이끌 사람을 선정하겠다고 공표했다. 대형건설사 내부사정에도 능통하고 대규모 조직과 인력을 관리한 경험도 있어야 한다.
후보군으로 언급된 9명에는 기존 유력 후보로 언급됐던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외부 인사로는 이경섭 전 대우건설 전무, 박영식 전 대우건설 사장, 박의승 전 대우건설 부사장, 조응수 전 부사장 등이 유력한 차기 대우건설 사장 후보로 거론돼 왔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김상렬 전략기획본부장과 조인환 재무관리본부장 등 6명의 임원이 후보로 꼽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사장 선출 절차는 오는 6월경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완료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새 사장 선임 후 2∼3년간 대우건설의 경영정상화 과정을 거친 뒤 재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공모가 시작된 후 정치권 실세 등을 비롯해 산은 등 정부 유관기관과 가깝거나 이들의 입김으로 사장이 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추위 중 절반 정도의 인원은 산은 측 관계자로 채워진데다 산은이 대우건설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라 사실상 산은의 결정으로 사장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앞서 매각에 실패한 원인이 직전 사장에 있는 만큼, 이번 사장 공모 과정이나 결과가 투명하게 공표되지 않는다면 '낙하산 선임' 등의 논란은 또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노조 역시 "계속되는 산업은행의 배후경영과 밀실경영으로 대우건설이 멍들어가고 있다"며 "이제는 우리가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우리 스스로 주인을 찾아야 할 때"라며 대우건설의 정상화를 촉구하며 정보공개와 소통을 요구하고 있다.
전직 업계 관계자는 "전 대표가 엔지니어링 능력 부족으로 해외건설 부실 문제가 불거져 호반건설이 인수를 포기해 매각이 불발됐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다수의 대우건설 임원진이 지고 회사를 떠난 상태라 현 난관 타개와 함께 임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특히 "이전 사장의 낙하산 논란 등이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도록 선임 결과에 대한 내용은 투명하게 오픈해서 대우건설은 물론이고 국민들도 이해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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