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수혜주로 지난해 하반기 급등했던 LG화학이 최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화학은 전일 대비 4000원(1.18%) 오른 34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LG화학 주가는 지난 2일 5% 이상 급락했다가 하루 만에 소폭 반등했지만 이날 오전 장중 한때 33만3500원까지 떨어지면서 연중 신저가를 새로 썼다. 전기차용 2차전지를 생산하는 LG화학은 전기차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 1월 말까지 주가가 급등세를 탔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주력상품군인 기초소재에서 실적 부진이 예상되고, 실제로 지난 1분기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최근 한 달 새 주가는 9.4% 떨어졌고 LG화학은 코스피 시가총액 8위에서 11위로 밀려났다.
앞서 지난달 30일 LG화학은 지난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6조5536억원, 영업이익은 18.3% 줄어든 650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만 놓고 보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지만 원화 강세와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이 겹치면서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예상치 못한 실적 부진에 증권사들은 앞다퉈 LG화학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더 큰 문제는 2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석유화학 제품의 수급 현황이 비교적 양호하지만 유가 급등락과 원화 강세 등으로 기초소재 사업의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주원료인 메탈 가격이
상승 추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중대형전지 사업 부문의 손익분기점 달성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LG화학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7조3939억원, 2조7707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추정했던 올해 실적 전망치와 비교하면 네 달 새 각각 1.1%, 11.9% 감소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