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3일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열고 1금고 우선협상 대상 은행으로 신한은행을, 2금고는 우리은행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금고는 각종 세입금 수납, 세출금 지급은 물론 세입·세출 외 현금 수납과 지급, 유휴자금 보관 및 관리, 유가증권 출납·보관 업무를 맡는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달 중 서울시와 최종 약정을 체결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4년 동안 서울시금고를 관리하게 된다. 신한은행은 2010년 처음 서울시금고전에 뛰어든 지 3번째 시도 끝에 사업권을 따내게 됐다.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 중 최고수준으로 평가받는 정보통신(ICT) 기술력과 전국 20개 시도 금고를 운영하는 노하우를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신한은행은 20개 시도 금고의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기금회계를 모두 맡고 있다. 특히 인천광역시 제1금고로서 2007년부터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도 선정에 한몫했다. 작년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을 우리은행에 내주고, 경찰공무원 대출사업권도 국민은행에 뺏긴 신한은행으로서는 쾌거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서울시 제안작업 태스크포스를 가동하는 등 시금고 유치전에 각별한 노력을 쏟아왔다.
우리은행은 2금고 유치에는 성공했지만 결코 자축할 수 없다. 독점이 깨졌고 1금고를 신한은행에 넘겨주면서 관리 자금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1915년 경성부금고 시절부터 85년 동안 수의계약 방식으로 독점적으로 서울시금고를 맡아왔다. 1999년 서울시가 일반 공개경쟁 입찰 방식을 도입한 이후에도 20년 가까이 서울시 금고지기 자리를 유지해왔다.
서울시 예산은 지난해 기준 약 32조원으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큰 규모다. 1금고는 30조원 규모의 일반·특별회계 관리를, 2금고는 남북교류기금 등 각종 기금을 각각 책임진다. 그동안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서울시만 유일하게 한 곳의 은행을 지정하는 단수 금고제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서울시가 내년부터 시금고로 2개의 은행을 선정하는 복수금고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시중은행들은 치열한 입찰경쟁을 벌여 왔다. 기존에 시금고를 맡았던 우리은행을 비롯해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1·2금고에 동시 지원했고, KEB하나은행과 NH농협은 2금고에만 지원했다.
시중은행들이 서울시 금고에 공을 들여온 이유는 정부 교부금, 지방세, 기금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