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세보다 저렴한 경기도 고양시 고양동 빌라(5000만원)에 전셋집을 마련한 이모씨(41세, 개인사업)는 이사하고 몇 달 뒤 법원으로부터 한 장의 통지서를 받고 기겁했다. 통지서에는 본인이 사는 전셋집의 경매개시결정이 떨어졌다고 적혀 있었다. 그녀는 이사 직후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았지만 본인 보다 앞선 선순위자가 있다는 사실을 전세계약 당시 미쳐 확인하지 못한 게 화근이 됐다. 이럴 경우 전셋집이 경매에서 낙찰되도 앞선 선순위자로 인해 이씨는 전세보증금을 떼일 수 밖에 없는 걸까.
이처럼 전세보증금이 전재산일 수 있는 서민들을 위해 만든 법과 조항이 바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다. 이 법 조항은 궁극적으로 서민들을 위한 것으로 소액보증금에 대해서 대통령령으로 엄격하게 제한을 두고 있다. 최우선변제권은 주택 임대차 보호법에 의해 임차한 주택이 경매되거나 공매될 때에 소액 임차인의 보증금 중 일정액을 다른 담보 물권자보다 우선해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다.
최우선변제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보증금을 넘어서서는 안된다. 서울은 보증금 1억원 이하 전세권자들에게만 최우선변제권을 부여한다. 수도권 중 과밀억제권역은 보증금 8000만원까지만 인정한다.
위 사례의 이씨는 고양시(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전세로 거주하고 있으므로 전세금은 5000만원(보증금 8000만원 이하)이다. 따라서 그녀는 최우선변제권을 행사해 다른 담보권자보다 우선적으로 보증금의 일부를 변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소액보증금의 최우선변제금액은 주택가액(낙찰가격)의 2분의 1을 넘을 수 없다. 다시 말해 주택가격이 전세가격과 비슷한 5000만원인 경우 최대 배당 받을 수 있는 금액은 2500만원이 된다.
#2. 김포한강신도시 내 한 아파트에서 월세로 살고 있는 김모씨는 집주인에게 계약기간 만료 후 집을 비우겠다고 알렸다. 하지만 집주인은 만기가 몇 달이 지났는 데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 집주인은 "새 임차인을 들어올때까지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김씨는 월세를 계속 지불해야 할까?
임대차 계약이 종료된 후에 임차인이 주택을 넘겨주는 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는 동시에 행해져야 한다. 이것이 동시이행항변권이다. 보증금을 못받은 경우 계속 거주할 수 있다. 만약 보증금을 돌려 받기 전에 이사를 한 경우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상실할 수 있다. 임차인이 그 집에서 어쩔 수 없이 거주하더라도 실질적인 거주 이득을 얻은 이상 월세는 지급해야 한다.
#3. 현재 동탄신도시에서 월세로 살고 있는 최모씨(40세, 주부)는 요즘 고민이 많다. 이사 온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 보일러에서 물이 새고 난방도 되지 않아 집주인에서 수리를 요구했지만 알아서 고쳐쓰란 말만 돌아왔다. 결국 최씨는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계약 기간 도중 해지가 가능할까?
위 사례의 경우 임차인은 계약해지를 할 수 있다. '민법 제(623조)'에는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존속 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말하는 목적물은 부동산으로, 건축물(주택) 및 시설물에 해당한다. 판례도 시설물의 범위를 상하수도, 보일러 등 주거생활에 영위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시설물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4. 일산신도시에서 전세로 거주 중인 박모씨(45세, 직장인)는 계약 만기 전 집주인에게 계약을 갱신할 뜻이 없음을 통보했다. 박씨는 만기가 도래하고 3개월 이상 지났지만 아직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이미 직장 근처인 서울 구로동에 새 전셋집을 얻은 상황이라 이달 중 이사를 가야하지만 행여 이사를 가게 되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상실할까봐 밤잠을 설치고 있다. 박씨가 이사 후에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할 방법은 없는 걸까?
이럴 경우 '임차권등기명령제도(제3조3항)'를 활용하면 된다. 임대차 종료 후 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할 임차인에게는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는 권한이 발생한다. 이는 형성권으로 집주인의 동의가 없이도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임차권등기는 물권적 효력을 갖는다. 임차인은 임차권등기를 마친 후 임차주택을 인도하고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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