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1조원 이상 상장사는 179개로 지난해 말(173개) 대비 9개 늘어났다. 시가총액 규모별로 나눠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포스코, 셀트리온 등 5개사가 시가총액 30조원 이상으로 분류됐다. 또한 LG화학과 한국전력, 삼성생명, 아모레퍼시픽 등 27개사는 시가총액 10조원 이상 30조원 미만으로 구분됐다. 카카오와 롯데지주, GS, KT, 이마트 등 26개 상장사는 시가총액 5조원 이상 10조원 미만으로 분류됐다. 이 밖에도 효성과 호텔신라, LG이노텍, 아시아나항공 등 121개사도 시가총액 1조원 이상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가운데 올 들어 새롭게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한 12개 상장사가 주목받고 있다. 세계 1위 골프용품 회사 아쿠쉬네트를 품에 안은 휠라코리아는 지난해 깜짝 실적을 내놓으며 올 들어서만 시가총액이 5800억원 이상 늘었다. 지난해 휠라코리아 매출액은 직전 연도 대비 161.6% 증가한 2조5303억원, 영업이익은 1741.1% 늘어난 217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달 중순에는 5대1 비율로 액면분할을 단행함에 따라 주가 상승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거래량이 주가 상승에 다소 제약 요소로 작용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액면분할 결정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자회사인 아쿠쉬네트의 무난한 실적 흐름과 빠르게 개선되는 국내 실적, 그리고 고성장하고 있는 중국 사업을 고려하면 당분간 휠라코리아의 기업가치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달팽이크림'으로 잘 알려진 잇츠한불 또한 올해 시총 1조원 기업으로 올라섰다. 지난 4일 기준 잇츠한불의 시가총액은 1조2675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719억원 늘어났다. 최근 중국 지역정부가 잇달아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기 시작하면서 수출대행(기업형 보따리상)과 면세 부문에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급등세를 탄 제주항공은 모회사인 AK홀딩스보다 먼저 시총 1조원 클럽에 진입해 눈길을 끌었다. 제주항공의 시가총액은 1조3099억원으로 AK홀딩스의 시가총액 (9896억원)보다 3000억원 이상 높다. 지난 4일에는 장중 5만700원까지 주가가 뛰어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난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고 앞서 지난 3월에는 대표가 직접 나서 저비용항공사(LCC) 본연의 사업모델에 충실하겠다고 밝히면서 인수·합병(M&A)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우리나라 1위 저비용항공사로서 항공업종 내 재평가(리레이팅)가 가장 먼저 나타날 것"이라며 "단일기종의 효율화를 통해 공급을 빠르게 늘리고 노선 운용의 유연성을 높임으로써 해외여행 수요를 선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항공기 순증은 8대로 진에어, 티웨이항공과의 격차를 벌릴 것으로 보이는데 일본 2선 도시와 동남아시아 야간시간대 취항 등으로 노선네트워크가 넓어지면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탑승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한 셀트리온과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입성한 애경산업도 시총 1조원 이상 상장사에 합류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는 지난해 말 지주회사 BGF와 사업회사 BGF리테일로 분할 재상한 뒤 두 종목
한편 LIG넥스원과 한세실업, 아이에스동서, 삼양홀딩스, 세아베스틸 등 5개 상장사는 올 들어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가총액 1조원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