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일반분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e편한세상 대전 에코포레` 조감도. [사진 제공 = 한국토지신탁] |
한국토지신탁은 17일 대전광역시 동구 소재 'e편한세상 대전 에코포레'(용운주공아파트 재건축)를 분양 개시 3개월 만에 완판했다고 밝혔다. e편한세상 대전 에코포레는 2267가구 규모의 매머드급 단지다. 신탁 방식 재건축으로 수천 가구 단위의 대규모 사업장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6년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 이후 부동산 신탁사의 정비사업 단독 시행이 가능해졌다. 이후 지난해 초 서울 여의도를 중심으로 신탁 방식 재건축 '바람'이 불었고, 신탁 방식 사업은 기존 조합형 재건축의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부동산 신탁사의 자금 조달 능력과 사업 기간 단축 가능성 때문이다. 신탁 방식은 사업 시행자가 신탁사이기 때문에 추진위원회나 조합 설립 인가에 필요한 시간(평균 2년 이상)을 아낄 수 있다.
하지만 이후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자 신탁 방식 정비사업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일부 사업장은 신탁 방식 전환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토지신탁의 성공 사례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e편한세상 대전 에코포레를 통해 신탁 방식 재건축에 대한 '물음표'가 해소될 것이라는 뜻이다.
용운주공은 2003년 재건축 사업 본격화(추진준비위원회 구성) 이후 13년 동안 수많은 위기를 겪었다. 2004년 추진위 설립 승인을 시작으로 2006년 정비구역 지정, 2007년 조합 설립 인가 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시공사들의 관심이 저조해 사업 지연을 면치 못했다.
신순이 용운주공 조합장은 "지방이고 대단지이다 보니 사업성을 우려한 시공사들이 쉽게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5년 동문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이번에는 자금 조달이 문제였다.
이때 구원투수로 등판한 게 한국토지신탁이다. 한국토지신탁은 2016년 7월 사업대행자로 선정된 이후 지지부진했던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놨다. 신 조합장은 "한국토지신탁은 금융기관이다 보니 자금 투입이 수월했다"며 "사업비 대출을 받기 전부터 사업 정상화에 필요한 긴급 자금을 선뜻 투입해줬고, 이런 문제가 해소되다 보니 사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토지신탁은 주민들을 위한 공사비 절감과 대형 브랜드 유치에 성공했다. 기존 시공사가 부담하던 자금 조달을 신탁사가 담당하고, 시공사는 공사만 하게 해 합리적인 공사비를 제시했다. 2015년 당시 용운주공의 공사비는 3.3㎡당 377만원이었다. 한국토지신탁이 사업에 참여한 후 대림산업과 고려개발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뛰어들면서 공사비는 3.3㎡당 327만원으로 하락했다.
신 조합장은 "업계의 신뢰를 받고 있는 한국토지신탁이 참여한 이후 대형사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주민들은 한국토지신탁 덕분에 갖추게 된 브랜드 파워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결과 용운주공은 신탁사 선정 2년 만에 이주, 철거, 착공, 분양까지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분양 전략 차원에서 지방 구도심 대단지 사업장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분양 5개월 전부터 사전홍보관을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토지신탁은 용운주공에서 달성한 성공 경험을 토대로 정비사업 참여를 전국 곳곳으
이외에도 서울 흑석11구역재개발, 신길10구역재건축, 방배 삼호재건축과 부산 범일3구역재개발 등 사업장을 맡고 있다.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