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중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행을 마칠 예정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보다 올해 신고 대상자가 70% 급증했다고 밝혔고, 삼성증권도 40% 늘었다고 설명했다. 은행과 증권 등의 종합과세 신고를 동시에 진행하는 KB국민은행·KB증권, KEB하나은행·하나금융투자 등도 지난해 대비 신고자가 2배가량 늘어났다.
금융소득 종합과세제는 지난 한 해 동안 이자와 배당 등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하는 제도다. 5월 한 달간 과세 대상자가 국세청에 신고하면 되는데, 통상 국세청 홈택스 홈페이지에서 직접 하거나 거래하는 금융사의 프라이빗뱅커(PB) 등이 세무사를 통해 무료로 신고를 대행해주기도 한다. 근로소득, 임대소득 등 다른 소득과 합산해 누진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금융소득이 많은 사람들은 매년 5월이면 항상 세금 신고로 바쁘다.
하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평소 금융소득이 많지 않았던 월급생활자들도 갑작스레 신고 대상에 포함된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 호조로 인한 ELS 만기와 늘어난 배당금 등이 이자와 배당소득을 크게 늘려놨기 때문이다.
가령 1억원에 대한 금리를 3%로 계산했을 때 이자·배당 소득으로 2000만원 이상을 받으려면 최소 7억원가량은 저축이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월급에서 겨우 대출을 갚고 남은 돈으로 소소한 재테크를 했던 직장인들도 통상 3년 만기였던 ELS 상품이 지난해 만기가 대거 돌아오면서 갑작스레 ELS발 세금 폭탄을 맞게 된 것이다. 지난해 조기상환된 ELS 상품들은 연 7~8%대 수익률이 많았는데 가령 1억7000만원을 투자해 1년6개월 동안 연 8% 수익률만 냈다 하더라도 올해 금융소득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자가 되는 셈이다.
특히 2015년 홍콩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폭락으로 ELS 상환이 안 됐던 투자자들이 지난해 지수가 회복되면서 대거 상환한 게 올해 세금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ELS 발행 규모는 61조1000억원으로 2016년 대비 2배가량 늘었다. 하지만 조기·만기·중도 상환을 모두 합친 상환 규모는 75조4000억원으로 발행액보다 더 많은 금액이 상환된 셈이다. 특히 이 중 조기상환 규모가 74조원에 달해 지수 상승 덕을 톡톡히 봤다. 그만큼 단기간에 더 많은 수익을 냈다는 의미다.
여기에 지난해 국내 상장사들이 주식투자자들의 배당 주머니를 두둑히 채워준 것도 세금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상장법인의 72%가 현금배당을 지급했고 중간배당을 제외한 결산 배당금만 22조원에 달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금융소득 종합과세 신고자는 2012년 5만명에 불과했으나 2013년부터는 두 배 이상 급증했다.
2013년부터 과세 기준금액이 연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금융소득 종합과세 신고자는 매년 11만~13만명을 기록했다. 다만 2016년에는 금리가 떨어지고 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금융소득 종합과세 신고자도 1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는 이자·배당소득을 합쳐 금융소득이 전반적으로 늘어나면서 신고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게 일선 PB들의 귀띔이다.
NH투자증권 PB는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