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격차 축소에도 불구하고 주가 측면에선 여전히 상대가 되지 않는 모양새다. 현대건설은 이익 감소에도 남북 경협 관련주로 묶이며 주가가 폭등한 반면 삼성물산은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는데도 엘리엇의 공세와 자회사 분식회계 논란이 가중되며 주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2일 에프앤가이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물산 건설부문 영업이익은 1580억원이다. 작년(910억원)보다 무려 73.6% 급증한 수치다.
상사, 패션, 리조트 등 다른 사업부문을 합친 삼성물산 영업이익은 2092억원으로 작년 대비 52.7% 상승했다. 결국 건설부문 수익성이 기업 내 다른 사업보다 높았다는 뜻이다. 최근 유가가 상승하면서 올해 중동 지역에서 추가 수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중동이 더 이상 전략 지역이 아닌 만큼 과거처럼 저가 수주로 일감을 따와 수익성을 깎아 먹을 가능성이 낮다.
현대건설은 올 1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4.5% 감소한 데다 영업이익 역시 10.5% 줄었다. 수익성 높은 현장이 늘고 있는 삼성물산과 달리 과거에 수주한 국외 대형 공사들이 공정 후반부에 진입한 현대건설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나빠졌다는 분석이다.
건설부문만 따로 비교했을 때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영업이익 격차는 작년 1분기 1376억원에서 올해 1분기 605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주가는 현대건설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북한 경수로사업 참여라는 '트랙레코드'(과거 실적) 덕분에 현대건설 주가는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88.2% 급등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같은 기간 2% 오르는 데 그쳤다.
일각에선 남북 경제협력의 구체적 청사진이 나오지 않았고 최근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에 현대건설 주가 수준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현대건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배로 삼성물산(0.
삼성물산이 저평가된 것은 외부 변수 때문이란 지적이다.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걸어왔다. 또 삼성물산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여 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