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 참여를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 15일 중국 공상은행(ICBC)과 일대일로 사업 협력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MOU에는 '하나은행이 중심이 된 국내 금융회사들이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상은행이 적극 협조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일대일로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거대한 경제벨트를 만들겠다는 중국 정부의 야심 찬 구상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앙아시아를 관통하는 막대한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이 필수다. 국제적인 재보험회사 스위스리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선 2030년까지 7조4420억달러(약 8030조원)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중국 국내 금융기관들의 참여만으로는 이 같은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기에 중국 정부는 해외 금융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중국 최대 은행이자 국영은행인 공상은행과 손잡은 만큼 하나은행이 국내 금융사들 중 일대일로 사업 진출에서 가장 앞서가게 됐다"며 "하나은행이 1990년대 이후 꾸준히 중국에 투자한 결실이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MOU에는 또 공상은행이 한국에서 채권을 발행하기를 원하는 중국 기업들을 소개하고 원·위안화 청산 결제은행 업무와 관련해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공상은행 측과 긴밀히 협력해 MOU에 담긴 내용들을 실제 투자와 수익으로 연결할 최적의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번 MOU 체결을 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세계적인 금융회사들은 모두 수익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둬들인다"며 "공상은행과의 협력은 2025년까지 하나금융지주 전체 수익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둔다는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4월까지 중국에서 약 300억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연간 중국에서 벌어들인 금액과 동일한 수준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중국에서만 1000억원의 수익을 거두게 될 전망이다. 글로벌 전체로도 지난해 거둔 3500억원보다 25% 이상 늘어난 45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올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김동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