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6월 FOMC 회의와 미·북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가치주 혹은 성장주, 테마주 등 투자 유망처가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만 연구원은 6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올라가는 것은 기정사실이지만 점도표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투자 방향을 달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점도표란 FOMC 위원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금리 인상 스케줄을 분포도로 정리한 것이다. FOMC는 올해 '3차례 기준금리 인상' 경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이달 열리는 FOMC 회의에서 점도표를 '3차례 인상'으로 유지할지, '4차례 인상'으로 올릴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최근 증권업계는 3차례 금리 인상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여전히 4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재만 연구원은 "점도표를 상향 조정하지 않으면 '성장 지속'이라는 심리를 반영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상승할 전망"이라며 "장기 금리 상승은 가치주 주가 상승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순이익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연간 순이익 추정치를 상향 조정한 데다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반도체가 대표적"이라면서 "삼성전자는 외국인 순매도 강도가 업종 내에서 상대적으로 강하고 애플보다 배당수익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투자 매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험·은행·철강업종을 6월 이후 하반기까지 들고 갈 가치 업종으로 꼽기도 했다. 이경수 연구원은 "보험·은행 등은 배당수익률이 높고 하반기 실적도 괜찮을 것으로 전망하는데 현재 밸류에이션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금리 인상과 맞물려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험에선 삼성생명·삼성화재를, 철강은 포스코 등을 추천했다.
이재만 연구원은 "6월 FOMC 회의에서 점도표를 상향 조정하면 '빠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성장 둔화' 우려를 반영하며 미국 장기 금리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성장주 주가 상승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장·단기 금리 차 축소가 진행되면서 경기 순환 후반이라는 인식이 강해질 수 있고, 이러한 국면에서 성장주 내 종목 압축 현상이 나타난다"며 "올해 매출증가율이 높고, 연간 매출 추정치가 상향 조정됐지만 상대적으로 주가가 부진했던 방송·엔터테인먼트, 인터넷 업종이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추천 종목으로는 CJ E&M, 제이콘텐트리, NHN엔터 등을 꼽았다.
미·북정상회담이 향후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애널리스트마다 다른 시각을 내놓고 있다. 이재만 연구원은 "남북 경제교류 확대에 대한 기대가 소재와 산업재 같은 경기 민감 업종에 주가 상승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경기 민감 업종 중에서도 올해 영업이익이 개선되고
반면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미·북정상회담 재료 소진 이후 남북 경협주의 모멘텀 공백을 6월 증시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