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후건물 붕괴 공포 ◆
서울 용산구 소재 4층 주상복합건물 붕괴 사고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당국이 합동 현장감식에 나섰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소방재난본부, 경찰 등 45명으로 구성된 합동 현장감식단은 4일 감식 끝에 붕괴가 폭발 또는 화재로 인한 것은 아니며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감식단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합동 현장감식을 진행했다. 오전 10시 28분 현장에 도착한 이들은 무너진 건물 바로 북쪽 옆 2층짜리 건물 옥상에서 현장 사진을 찍었다. 건물 남서쪽 모서리가 있던 땅에서는 국과수 감식원 3명이 나무 판자 등 건물 파편을 걷어내고 사진을 찍어 일지에 기록하기도 했다. 감식단 관계자는 "2차 감식은 목요일로 예정돼 있으며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낙후된 건물과 근처 공사로 인해 지반이 흔들렸다는 점이 붕괴의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주영규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는 "건물이 무너지기 직전 사진과 부서진 파편을 보면 건물 벽이 불룩해지는 '부풀림 현상'이 나타나는 등 이미 손상이 일어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해당 건물 근처에는 현재 효성건설이 짓고 있는 주상복합건물 외에도 여러 번 공사가 일어났기 때문에 지반 흔들림이 손상의 원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붕괴된 건물이 있는 골목 60m가량을 따라 위치한 음식점 8곳은 이날 대부분 영업을 하지 못했다. 지난 3일 오후 이후 도시가스와 인터넷이 끊긴 탓이다. 다만 무너진 건물 세 칸 건너에 위치한 한 정육점은 냉동창고가 전기로 작동하고 주로 배달로 영업하기 때문에 4일 문을 열 수 있었다. 정육점 주인 A씨는 "옆 식당들이 한 달 평균 약 560만원의 고기를 떼 갔다"며 "이 골목 사람들 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데, 그 사람들 다 장사를 못하고 기약도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다수의 음식점 주인들은 효성 측이 바로 맞은편에서 2016년 초부터 공사를 시작한 뒤 이 골목 한 식당 앞에는 커다란 싱크홀 2개가
이날 현장에는 사고 소식을 듣지 못한 주변 직장인 20여 명이 골목을 찾았다가 경찰의 출입금지 표시를 보고 다시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강인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