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듈러하우스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경량 목조형 주택 전경. 왼쪽은 에스와이패널 상품, 오른쪽은 스마트하우스. [사진 제공 = 각 사] |
신씨는 충북 청주의 아파트를 정리하고 제대로 전원주택을 짓기로 결심했다. 몇 달을 고민한 끝에 경량목조형 모듈러주택을 선택했다. 일반 주택은 건설비가 3.3㎡당 500만∼600만원 정도 드는데, 모듈러주택은 350만~400만원 정도다. 기존 주택에 비해 30% 정도 저렴하다. 건물을 짓는 데 걸리는 기간도 일반 주택이 6개월에서 1년은 걸리는 반면에 모듈러주택은 한두 달이면 충분했다. 게다가 최근 뜨고 있는 목조형 모듈러주택은 벽재가 나무로 돼 있어 단열·방음 기능은 물론 보기에도 좋았다.
신씨는 "복층으로 한 달 반 만에 지은 집에 자녀들이 와 보고는 일반주택과 다른 점을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전원생활의 보금자리로 자리 잡은 모듈러주택이 고급화를 원하는 수요와 강화되는 건축법규에 맞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모듈러주택은 기본 골조에서 외장 마감까지 전체 공정의 80% 이상을 공장에서 제작한 뒤 이를 현장으로 옮겨와 레고 블록을 맞추듯이 조립하는 주택을 말한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이동과 설치가 쉽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수요가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전원주택 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방갈로·농막 제조업체까지 포함하면 전국 200여 개 업체가 매년 4000∼5000동의 이동식 모듈러주택을 팔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기존 모듈러주택은 컨테이너 박스처럼 생긴 철골구조를 썼는데, 철재의 특성상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고질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방음이 되지 않는 것도 문제였다.
최근에는 이런 약점을 극복한 경량목구조형 패널라이징 기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벽체를 구성하는 구조용단열패널은 목재인 OSB합판을 붙여서 만드는데, 이 사이에 경질폴리우레탄을 단열재 심재로 사용해 단열성능이 뛰어나다. 목재벽체는 방음과 내진 성능에서도 컨테이너 박스형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다.
목재 모듈러주택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기업은 코스닥상장사인 에스와이패널이다. 각목을 이어 만든 구조용단열패널을 별도 구조물 없이 공구 하나로 간단하게 설치·해체할 수 있는 캠록(Cam-Lock) 기술로 특허를 받았다. 이 회사 브랜드인 폴리캠하우스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선수지원단숙소(18동 720실)와 북한 결핵환자요양소, 아산 고급주택단지(배방 퀸스타운) 등에 공급됐다.
모듈러주택 전문업체 스마트하우스는 목재구조를 기반으로 프랑스식 디자인을 가미한 고급상품을 내놨다. 이 회사는 건축사무소 아뜰리에14와 손잡고 자재와 디자인, 구조, 평면 등을 업그레드한 프리미엄급 모듈러주택 모델 '메종 쉐무아'(Maison Chez-moi·나의 집)를 출시했다. 이 모델은 바닥 면적이 66㎡(20평, 다락 제외)로 거실·침실·식당·욕실·드레스룸·다용도실 등을 갖춘 'ㄷ'자 형태 목조주택이다. 사생활 보호, 시각적인 공간 확장감에 주안점을 두게 설계됐다.
최근 경기도 양평과 남양주, 가평 등을 중심으로 이동식 전원주택을 전시·판매하는 업체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모듈러주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련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
이영주 스마트하우스 대표는 "업체가 자금난으로 도산하면 향후 하자가 발생해도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며 "최소 5년 이상 한자리에서 공장을 운영하면서 연간 50동 이상의 판매실적이 있는 업체라면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범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