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이는 전체 익스포저 가운데 6.6%로, 아직은 '감내 가능한 규모'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금리 인상이 연속적으로 이뤄지면 신흥국발 긴축 발작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금융회사들의 추가 여신이나 투자 등에는 주의가 요구된다.
금감원은 11일 '국내 금융회사의 대외 익스포저 현황' 자료를 통해 3월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전체 대외 익스포저가 2335억8000만달러(약 252조원)로 국내 금융회사 총자산의 6.7%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특정 국가와 관련한 금융회사 익스포저 현황 자료를 낸 것은 2015년 1월 스위스 금융거래 현황 이후 3년5개월 만의 일이다. 최근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신흥국 금융 불안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금감원이 선제적인 점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금융회사들은 은행이 외화대출 형태로, 보험사가 채권투자(외화 유가증권 투자) 형태로 주로 외국에 익스포저를 보유하고 있다. 보험사의 채권투자는 장기 투자로 이뤄지는 사례가 많다. 지난 3월 말 기준 형태별로는 유가증권 투자가 48.3%로 가장 비중이 컸고, 이어 외화대출(45.8%), 외화 지급보증(5.9%) 순이었다. 권역별로는 은행 익스포저가 58.6%로 가장 컸고, 보험 36.3%, 증권이 4.7%로 그 뒤를 이었다. 3월 전체 대외 익스포저는 2017년 말 대비 3.6%, 80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주로 중국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지역 대출을 늘려 전년 말에 비해 외화대출이 48억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외화 유가증권 투자는 유럽지역에 대한 보험사들의 채권투자가 증가해 전년 말 대비 36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문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아르헨티나 터키 등 신흥국가 익스포저와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 익스포저 상황이다. 이들 신흥국에는 금융회사 대출이 많지 않지만 보험사들이 채권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높은 수익률을 좇아 일부 고위험 채권에 투자해 놓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취약 신흥국 4곳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 익스포저는 132억달러(약 14조1768억원)로 전체 익스포저(2335억8000만달러)의 5.6% 수준으로 조사됐다.
아르헨티나와 터키에 대한 익스포저는 13억7000만달러(약 2조4809억원)로 전체 익스포저의 0.6%였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 4곳에 대한 익스포저는 23억1000만달러로 전체 익스포저의 1.0% 수준이었다. 이탈리아에 대한 익스포저는 1억6000만달러로 전체 익스포저의 0.1%였다. 금감원 측은 "취약 신흥국 4곳과 남유럽 국가 익스포저는 국내 금융회사 총자산의 0.4% 수준"이라며 "해당 국가 금융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되지 않는 한 감내 가능한 규모"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흥국 잔액 기준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고 특히 인도네시아 등 국내 금융회사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는 국가에 대해서는 투자에 추가적인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장은 "직접 투자한 금액이 적지만 신흥국 경제 불안이 확산되면 안전자산 쏠림 현상으로 한국에서도 자본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간접 영향들도 잘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 진출한 금융회사들은 대출을 좀 더 잘 챙겨 긴축 발작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완 국제금융센터 금융시장실장은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신흥국 위주로 타격을 받고 있다"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자산을 축소하면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되고 변동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익스포저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치 이슈와 관련해서도 "최근 정치적 위험과 지정학적 위험이 섞여 영
■ <용어 설명>
▷ 대외 익스포저 : 외화대출, 외화 유가증권 투자, 외화 지급보증 액수를 합해 계산한다. 특정 국가가 부도로 지급 불능 상태에 처하면 금융회사가 입을 수 있는 피해액의 총합이다.
[이승윤 기자 /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