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재량근무제`로 52시간 돌파구 찾아

회계법인들이 주 52시간 근로시간단축에 맞춰 '재량근무제'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회계사 개개인에게 시간활용 전권을 위임하고 선택과 집중에 따른 근무형태를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26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삼정KPMG는 내달부터 유연근무제도의 한 형태인 재량근무제 도입을 결정하고 근로자 대표 선정작업에 돌입했다.
삼정KPMG가 선제적으로 도입한 재량근무제는 근무시간을 근로자 본인의사에 맡기는 제도로, 사용자와 근로자 대표간의 서면합의를 할 경우 근로기준법에 따라 시행할 수 있다. 근로시간에 따라 결과물이 도출되는 일반 제조업 보다는 근로의 성과가 중요한 전문직에 유용한 제도다. 삼정KPMG 조직문화TFT위원장인 한은섭 부대표는 "개정외감법과 근로기준법 개정 등 환경의 변화에 맞춰 임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충족시키는 '행복한 일터'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로 재량근로제 도입배경을 설명했다.
삼정KPMG 외에도 삼일·안진·한영 등 대형회계법인들은 본격시행이 6개월 유예되면서 다소 여유를 가지면서도 재량근로제 등 유연근로제나 탄력근로제 활용방안을 막판 고심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유연근로제를 검토하면서도최대 3개월인 탄력근무제가 6개월이나 1년으로 늘어날 지 지켜보고 있다"며 "6개월 시행이 유예되면서 다소 여유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안진회계법인은 재량근무제와 탄력근로시간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검토 중에 있으며, 한영회계법인은 연말연초 회계감사부분에서 근로시간 초과문제가 우려되는 만큼 대비책을 마련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공인회계사회 측은 대형회계법인들의 개별 대처방향을 주시하며 하반기부터 국회나 정부에 근로시간단축 예외업종지정·탄력근로제 및 연중감사제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한 연구 및 건의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현재 연초에 몰린 회계감사를 연중감사제로 분산시키는 정책을 염두해 두고 현행 3개월의 탄력근무제 범위를 1년단위로 확대시킬 수 있도록 정책건의에 나설 방침이다. 회계사회 관계자는 "회계개혁으로 연말 표준감사시간제가 도입되면 근로시간이 더욱 많아 질 수 있다"며 "일선 회계사와 법인들이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대안 마련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진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