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은 26일 공시를 통해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CJ대한통운 주식 40만주 전량을 638억여 원에 처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처분은 28일 장 개시 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비핵심 자산 매각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월에도 CJ대한통운 지분 74만여 주를 약 935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맺어왔던 인연을 10년 만에 마무리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경영난을 겪으면서 CJ그룹에 대한통운을 매각했고, 이번에는 남아 있던 지분을 모두 정리하게 됐다. 2008년 당시 CJ대한통운 지분 취득 금액이 약 2264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약 690억원의 손실을 떠안고 현금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이처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손해를 감수하고 비핵심 자산 매각에 사활을 걸고 있는 데는 차입금 상환 목적이 크다. 올해 3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 총 차입금 수준은 약 4조4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2조원가량이 올해 만기 도래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자본(2017년 기준·1조262억원)보다 차입금이 3배 넘게 많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재무안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아시아나항공을 구제하기 위한 그룹의 움직임이 분주한 것이다. 이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올해 들어서만 비핵심 자산 매각과 전환사채·영구채 발행(예정) 등을 통해 부채를 상환하고 있다. 지난 1월 에어부산 지분을 담보로 1100억원을 차입한 데 이어 2월에는 홍콩 지역 수입금을 담보로 약 1500억원 규모로 ABS를 발행한 바 있다. 또 4월에는 1000억원 규모로 전환사채(CB)를 발행했으며 지난달에는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사옥을 4180억원에 독일 자산운용사에 팔았다. 사옥 매각으로 금호아시아나는 2500억원가량 순현금을 확보하는 등 현재까지 7600억원대 유동성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3억달러 규모(약 3200억원)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추진했으나 수요예측 미달로 잠정 보류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외국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4월 당시 채권은행단과 맺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에 따른 것으로, 해당 자구안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비핵심 자산 매각 외에도 자회사 상장과 해외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연내에 2조4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장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만기를 연장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유휴 자산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주식시장 투자심리는 여전히 냉랭하다. 최근 사드 완화 기대감에 힘입어 중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국내로 유입되고 있는 추세지만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실적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달 4일 장중 5470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이날 장중 42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해당 기간 주가는 23.2%나 하락했다.
이날도 아시아나항공은 장 내내 약세를 이어가면서 전날보다 4% 하락한 420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배 수준으로 극히 저평가된 상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