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2일(14:2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규제 일몰을 계기로 유료방송사간 합종연횡이 본격화할 수 있을까.
지난 3년간 케이블TV와 위성방송, IPTV를 묶어 점유율 33.3% 상한선을 뒀던 유료방송 합산 규제가 최근 폐지(일몰)된 가운데 인수합병(M&A)을 희망하는 관계자들간의 '눈치싸움'이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일단 규제는 사라졌지만, 국회에서 다시 합산 규제를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나오면서 선뜻 M&A에 나서기 힘들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일관된 반응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회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유료방송사의 합산 규제가 다시 시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28일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2년 추가 연장을 골자로 한 방송법 및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등도 규제 기한을 다시 늘리는 안을 발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KT 등 대형사를 제외한 상당수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공개적으로 이런 존치안에 찬성하고 있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관련 업계 담당자는 "케이블TV 사업자 등의 이해관계가 서로 엇갈리고 있다 보니, M&A 움직임도 쉽사리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합산 점유율은 약 30% 수준이다. 일몰 이후에도 IPTV와 케이블TV(SO)의 점유율은 각각 유료방송 시장의 33.3%를 넘을 수 없지만, 위성방송사인 KT스카이라이프 등은 규제 근거가 없어 가입자 수를 확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몰 규제가 사라진 게 곧 KT 족쇄를 푼 일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대목에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일단 (합산)점유율 상한선이 없어졌기 때문에 IPTV 사업자들도 M&A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다시 타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KT는 물론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등 통신 3사가 번갈아가며 CJ헬로비전 인수설에 끊임없이 휘말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만약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1위인 KT가 CJ헬로비전을 인수할 경우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3~4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 역시 CJ헬로비전을 품으면 단숨에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지난 2015년 당시 CJ헬로비전 인수전에 나섰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불허 통지를 받았던 SK텔레콤 역시 잠재 구매자로 거론된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합산규제 일몰과 더불어 CJ헬로비전 M&A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며 "시장경쟁력 제고와 신규 규제 가능성에 따른 빠른 M&A, 경쟁사 견제 등을 이유로 이동통신 기업들을 포함하는 대기업들의 M&A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이어 "CJ헬로비전의 경우 전국적인 커버리지를 확보하고 있고, 가입자의 64%가 디지털전환을 마쳤다는 점에서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료방송 사업자"라며 "따라서 몸집을 불리기 위한 사업자들 입장에선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쓸만한 물건은 하나고, 살 사람은 많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바둑에서의 꽃놀이패를 쥐고 있는 형국이라는 게 황 연구원의 얘기다.
이밖에도 현대HCN(현대에이치씨엔)에 대한 M&A 매력 역시 재부각 되고 있다. 양종인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