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출산 주거대책 ◆
5일 공개된 신혼희망타운 23개 대상지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성남 분당에 위치한 서현동이다. 그린벨트 24만8000㎡를 풀어 공공주택 3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인데 이 중 1500가구를 신혼희망타운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분당 서현동 신혼희망타운은 시범단지 우성아파트에서 국군수도병원으로 가는 길목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서현역에서 거리가 가까울 뿐만 아니라 율동자연공원도 인접해 녹지공간도 풍부하다는 평가다.
박합수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현동은 분당에서도 인기가 높은 지역"이라며 "판교나 서울 업무지구로 출퇴근 여건도 좋아 수요자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포 고촌2지구도 서울 마곡 등 서부 업무지구와 가까워 주목된다. 경기 김포시 고촌읍 일원 개발제한구역 4만2000㎡를 해제해 공동주택 800가구를 짓는데 이 중 300가구가 신혼희망타운으로 제공된다. 2019년 김포도시철도가 들어서면 김포공항역에서 서울지하철 5호선·9호선·공항철도로 환승이 가능하다.
국토부가 추가 지정한 신혼희망타운 대상지는 대부분 '역세권'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분당 서현·김포 고촌2 외에도 인천 가정2(인천지하철 2호선), 화성 어천(KTX 개통 예정), 시흥 거모(신안산선 개통 예정) 등이 지하철·철도와 가깝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신혼희망타운이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역세권을 중심으로 지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신규 택지를 개발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교통이라는 점도 반영된 듯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이번 대상지를 공개할 때 '물량 맞추기'에만 골몰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심을 모았던 서울 지역 추가 지정은 빠졌기 때문이다. 23개 추가 대상 지역 중 수도권으로 분류된 곳도 △성남 서현 △김포 고촌2 △인천 가정2 △시흥 거모 △화성 어천 △인천 논현2 △양주 회천 △남양주 별내 △화성 능동 등 9개에 불과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9개 수도권 대상지 중에서도 서울과 접근성이 좋은 곳은 서현·고촌·인천 정도"라며 "시흥, 화성, 양주 등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교통 등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서울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하반기에 대상지를 정할 것"이라며 "서울 외에 21~22개 지구를 추가 지정해 남은 신혼희망타운 4만1473가구를 확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마저도도 쉽지 않을 일정이라고 지적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한 지구당 2000가구씩 지을 수 있는 택지를 마련해야 하는데 수도권에서 얼마나 물량이 나올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정부는 올해 첫 신혼희망타운 분양지를 위례신도시와 평택 고덕신도시로 정했다. 위례신도시에서는 2만㎡에 전용 46~55㎡ 508가구, 평택 고덕신도시는 4만1185㎡에 전용 46~55㎡가 874가구 들어선다. 국토부 관계자는 "두 곳 다 10월 착공에 들어가 12월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가는 전용 55㎡ 기준으로 위례신도시가 4억6000만원, 평택 고덕신도시가 2억3800만원 선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위례24단지 송파꿈에그린 전용 51㎡ 시세가 7억~7억5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60~70%인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분양가가 조금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시세 대비 60% 선을 지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