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주가 저평가는 상장사들의 매출이 여전히 증가하고 있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따라 주가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LG유플러스, CJ대한통운, GS리테일과 같은 내수주의 경우 매출 대비 주가 수준이 반 토막이라 크게 저평가된 것으로 나온다.
지난 6일 매일경제신문이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코스피 상장사 624곳의 PSR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평균 PSR가 5일 기준 0.99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적용한 PSR는 주가(5일 종가 기준)를 주당 매출(작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개 분기 누적)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낮을수록 성장성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해석한다. 기업 가치 평가 때 주로 쓰이는 PER는 기업 이익으로 주가 적정성을 보기 때문에 적자 기업은 평가할 수 없지만 PSR는 매출이 발생하는 상장사는 모두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통상 1배 미만이면 저평가로 평가한다.
지난 3월 말에는 분석 대상 상장사 평균 PSR가 1.07배였다. 3월 말 이후 이달 5일까지 코스피가 7.7%나 하락하면서 PSR가 1배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주로 PER 관점에서 한국 증시 저평가 여부를 따지는데 요즘처럼 PER와 PSR의 차이가 심하면 PSR로 보는 게 맞는다"며 "최근 상장사들이 비용을 줄여 이익을 높이는 경향이 강한데 이렇게 되면 평균 PER가 낮아져 저평가처럼 보이지만 이 같은 현상은 매출 성장 없는 실적 개선"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매출이 꾸준히 늘면서 주가가 하락한 곳들에 대한 투자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출주의 매출 전망이 악화되고 있지만 이 같은 악재를 비켜간 내수주들은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LG유플러스의 PSR는 0.48배로 코스피 평균(0.99배)의 절반 수준이다. 통신 3사 중 매출 성장률이 가장 높지만 그 성장세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셈이다. 이 종목의 올해 매출은 12조3032억원으로 작년보다 0.2% 증가할 전망이다. 통신비 인하 압박에도 성장을 이어간다는 뜻이다.
증권가에서 LG유플러스가 통신 3사 중 가장 유망한 종목으로 꼽히는 이유는 유·무선 사업이 고르게 성장하는 데다 효율적 비용관리가 함께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각종 전자제품과 스마트폰을 무선인터넷으로 연결하는 '홈 IoT(사물인터넷)' 사업을 키우면서 신사업 매출도 성장하고 있다.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통신요금 현실화로 전년만큼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긴 어렵다"면서도 "설비투자비용을 작년보다 올해 약 10% 증가한 1조2500억원을 투입해 IoT 등 신사업은 계속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이 종목 주가는 지난 5일까지 2.9% 하락했다. 이에 따라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배 이하(0.99배)로 떨어졌다. 저평가 기대감이 높아지자 기관은 올 들어 이 종목을 2942억원 순매수했다.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은 최저임금 인상이란 악재에도 올 들어 주가가 21.1%나 올랐다. 그럼에도 PSR는 0.51배에 불과하다.
증권가에선 이 업체가 경기도 광주에 4200억원을 투입해 다음달 개장을 앞둔 '메가허브 터미널' 덕분에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이 터미널이 정상 가동되면 CJ대한통운의 택배 처리 물량은 37.3%나 늘어난다. 이에 따라 올해 이 종목 매출은 작년보다 21.6% 늘어난 8조6482억원으로 추정돼 기관이 2158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CJ대한통운과 마찬가지로 최저임금 인상 여파를 겪고 있는 GS리테일은 올 들어 주가가 3.6% 오르며 선전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편의점은 점포 수 증가율이 떨어지며 성
이 업체는 2015년 GS건설에서 파르나스 호텔 지분(67.56%)을 인수했는데 최근 한중 관계 개선에 따라 호텔 실적이 오름세다. 올해 GS리테일의 매출은 작년보다 7.2%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 종목의 PSR는 0.38배에 불과하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