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천 송도 오피스텔의 투기 광풍 혹시 기억나십니까?
오늘(11일) 서울 도심에서는 그 때 모습이 재연됐습니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이른바 '떳다방'이 몰렸고, 일부 청약자들은 추첨 과정이 석연치 않다며, 건설사에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이성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옆에 들어설 주상복합 빌딩의 청약 추첨 현장입니다.
추첨이 끝나자마자 당첨자들에게 분양권을 사들이려는 속칭 떳다방이 대거 몰렸습니다.
취재진이 매물이 있냐고 묻자 그 자리에서 확보된 매물과 분양권 가격을 말합니다.
인터뷰 : 떳다방
-"807호 해드릴까? (얼마예요?) 천 오백만원. 제일 싸. 조금 있으면 마감돼. 근데 수수료 500만원 주셔야돼. 나한테."
한 쪽에서는 일부 청약자들이 추첨 과정에 의혹이 있다며, 해당 건설사를 상대로 거세게 항의합니다.
인터뷰 : 청약신청자
-"주민등록 등본하고 인감증명 2통을 가져왔다. 가방에서 꺼내니까 지적을 했다. 그래서 내 것만 넣었다. 다시 줄서있다 올라오니까 확 밀었다."
하지만 건설사 측 사람들로 보이는 건장한 청년들이 청약 신청자들의 견본주택 입장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건설사 측은 추첨 과정에는 아무 문제가 없으며, 안전사고 우려 때문에 일부 추첨 과정 접근을 제한했을 뿐이라고 해명합니다.
인터뷰 : 00건설 관계자
-"우리가 공동 대표를 뽑아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우리가 했기 때문에 틀림없이 사실이다."
부동산 경기가 불황인 요즘 유독 사람들이 몰린 이유는 무엇일까 ?
그것은 이 주택이 지난 2003년 건축허가를 신청해 분양권 전매 제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청자들은 당첨만 될 경우 계약금만 내면 그 자리에서 분양권을 팔아 차익을 챙길 수 있습니다.
결국 2~3일 고생해 당첨만 되면 그 자리에서 수 백만원에서 천 만원 이상의 돈이 생기는 셈입니다.
투기 여지가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투기 세력이 몰린다는 걸 보여주는 현장이었습니다.
mbn뉴스 이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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