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청약을 강력하게 단속 중인 국토부가 `주말부부` 혹은 `기러기 아빠`에 대해 위장전입이 의심된다고 판단해 논란이다. 서울 지역 아파트의 한 견본주택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있다. [매경DB] |
최근 불법 청약을 강력하게 단속 중인 국토교통부가 '주말부부' 혹은 '기러기 아빠'에 대해 위장전입이 의심된다는 판단을 내렸다. 지방에 직장이 있다면 주 거주지를 해당 지역으로 봐야 해서 가족이 사는 지역의 아파트에 청약해도 불법행위로 간주한다는 뜻이다. 부동산업계나 주택 수요자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신문고 등에 '위장전입과 청약 요건'을 묻는 글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가구주가 지방에 근무하고 가족이 서울에 있다면 서울 지역 청약이 가능한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최근 국토부의 불법 청약 단속 과정에서 위장전입 의심 사례 상당수가 '주소지와 직장 소재지 불일치' 때문이었다는 소문이 퍼진 결과다.
국토부는 "주말에 가끔 서울에 오면 청약을 넣어서는 안 된다"며 "만일 넣는다면 주택법 65조 1항의 '공급질서 교란행위자'에 해당해 사법기관에 신고 조치할 것"이라고 해석을 내렸다. 근거는 주민등록법 제6조에 있는 '(1년에) 30일 이상 거주를 목적으로 주소를 가진 거주자는 해당 지역에 주민등록을 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근무지가 지방이더라도 매일 출퇴근해 서울에서 숙식하는 경우 이외에 서울에 주민등록이 됐다면 '위장전입'이라는 게 국토부 판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말에 가끔 서울에 온다면 서울을 주거지로 볼 수 없다"며 "해외 근무의 경우에도 국내에 거주하지 않기 때문에 청약을 넣을 수 없게 돼 있다"고 밝혔다.
더욱 문제가 되는 부분은 주말부부의 '상시 거주지'에 대한 판단이 주민등록 담당 부처인 행정안전부와도 배치된다는 사실이다. 행안부는 국민신문고에 올라온 질문에 "주민등록법 6조에 따라 거주지에 주민등록을 해야 하지만 거주 여부에 대한 판단은 생계와 숙식 가능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해당 거주지 읍·면·동장이 판단할 사항"이라며 "업무로 인한 주말부부는 가족과 함께 사는 집을 '생활 근거지'로 보고 전입신고를 신청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다시 말해서 주말부부의 '가구 합가'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내린 셈이다.
결국 부동산업계는 '투기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국토부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단속에 집중한 나머지 현실을 무시해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가능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국토부의 최근 청약 불법행위 단속 결과 중 '위장전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는다. 디에이치자이 개포·과천 위버필드·논현 아이파크·마포 프레스티지자이·당산 센트럴아이파크 등 5개 단지에서 적발된 불법행위 118건(특별·일반공급 합계) 중 89건이 위장전입이었다. 하남포웰시티에서 걸린 불법행위 108건 중 77건에 이른다.
부동산 청약 관련 사이트에는 "국토부 단속 직원이 '청약을 넣고 싶으면 가구주를 부인으로 바꿔놓고 부인 통장으로 넣지 그랬냐'는 말을 했다"며 "보통 가구주를 남편으로 놓고 청약통장을 남편 명의로 먼저 만드는 현실을 진짜 모르는지 의심스럽다"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
하지만 국토부는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되풀이하고 있다. 단속하는 입장에서 예외 사례를 너무 많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행안부가 말한 '가족과 함께 사는 집'이나 '전입신고가 해당 거주지 읍·면·동장이 판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