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접한 상암·수색역세권 복합개발이 하반기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최근 정부의 강도 높은 재건축 규제로 투자자가 몰리는 풍선효과까지 겹치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15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수색13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달 30일 개최한 조합원 관리처분총회에서 관리처분계획을 통과시키고 지난 12일 은평구청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했다. 관리처분인가 신청 접수 시점부터 인가 결정까지 보통 한 달이 소요되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경우 이르면 다음달 중순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전망이다. 사업시행인가는 지난해 7월 획득했다.
수색13구역은 증산2구역과 수색4·6·7·9구역에 이어 수색·증산뉴타운에서 관리처분인가를 받는 여섯 번째 단지가 될 예정이다. 조합은 지상 20층, 21개동, 1402가구(임대 278가구 포함)의 대규모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재개발 후 가구 수를 기준으로 따졌을 때 현재까지 최대 규모다. 시공사로는 지난해 11월 현대산업개발·SK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2013년 사업시행인가를 받고도 침체된 부동산 경기 탓에 수년간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증산5구역도 지난 5일 사업시행변경인가를 승인받으면서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인근 부동산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증산5구역은 올해 11월쯤 관리처분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색8구역도 지난 11일 은평구청에서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뉴타운 개발에 적극적인 지원을 강조해 온 김미경 신임 은평구청장이 이달 초 취임한 이후 재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증산4구역까지 포함하면 수색·증산뉴타운은 총 9개 구역에서 1만1300여 가구가 공급되는 대규모 주거타운이 될 전망이다.
앞서 수색·증산뉴타운에서는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수색4구역(롯데캐슬 DMC더퍼스트)이 지난해 6월 가장 먼저 일반분양을 마감했다.
수색9구역과 증산2구역이 올해 하반기 분양을 앞두고 있다. 수색9구역은 SK건설이, 증산2구역은 GS건설이 각각 시공을 맡았다.
수색·증산뉴타운 개발에 최근 속도가 붙은 것은 수색역세권 복합개발이 가시화하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코레일은 지난해 9월 수색역세권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구역 개발사업자로 롯데쇼핑을 선정했고, 이르면 올해 4분기 수색역 차량기지 이전계획·복합개발 마스터플랜을 서울시와 함께 마련할 예정이다. 상암DMC 롯데몰 건립 사업도 최근 두 차례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부결되긴 했지만 롯데쇼핑이 새로운 상생 협의안을 마련해 하반기 다시 상정할 계획이다.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안전진단 강화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재건축에 집중되면서 풍선효과로 재개발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뉴타운이 탄력을 받는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1월 1일부터 6년 만에 재시행된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사업을 통한 초과이익이 조합원당 평균 3000만원을 넘으면 최대 50%까지 부담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상암DMC와 수색역 일대 개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수색·증산뉴타운 조합원 입주권에 붙는 프리미엄도 평균 3억원 안팎으로 높게 형성돼 있다. 사업 구역별 진행 상황과 위치, 규모, 시공사 브랜드 등에 따라 최고 2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지하철 6호선, 공항철도, 경의선이 함께 통과하는 트리플 역세권인 DMC역 대로변 건너편에 위치한 증산2구역 입주권은 이달 초 3억9000만원의 프리미엄에 거래됐다. 84㎡ 기준 조합원 분양가격이 5억2000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총 거래가격은 9억원을 넘은 것이다.
수색로 대로변에 위치한 수색4구역과 수색9구역은 3억원대, 대로변 안쪽에 위치한 수색13구역은 2억5000만원 정도에 각각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아직 관리처분인가를 받
재개발 전문가인 온라인 부동산카페 '부동산스터디'의 강영훈 대표는 "수색·증산뉴타운은 다른 뉴타운과는 달리 상암DMC 업무지구를 끼고 있어 앞으로도 상당히 유망한 지역"이라면서 "다만 단기 시세는 대장주인 강남 부동산 움직임에 따라 순차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