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는 개인투자자의 매수 움직임이 한몫했다. 이날 개인은 아시아나항공을 13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53억원, 75억원 규모로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개인은 지난 11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을 사들이는 등 5거래일 연속 '사자'를 외쳤다. 특히 최근 4거래일(11~16일) 동안 사들인 금액(49억원) 대비 3배에 달하는 자금을 이날 단 하루 동안 아시아나항공에 베팅했다.
반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단 하루(10일·12억원)를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로 일관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아시아나항공을 18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이 개인의 투자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배경에는 '매각 가능성'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시장에서는 SK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한다는 소문이 흘러나왔다.
이에 대해 SK 측은 즉각 해명 공시를 통해 "현재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한 행사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일각에서 제기된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항공산업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측도 "금시초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매각설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배경은 연내 만기 도래하는 2조183억원 규모의 차입금 때문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아시아나항공 부채는 회사채 발행잔액 3847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 5553억원, 금융리스부채 2840억원, 단기차입금(유동성 장기 차입금, 기업어음, 은행 차입금 포함) 7943억원 수준이다.
이를 막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은 대출 및 지분 매각, 광화문 사옥 매각 등을 통해 상반기에만 약 9000억원대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현재 추가로 1조1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데 하반기 9000억원은 확보 가능하다는 것이 아시아나 측 설명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만만치않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은 3억달러(약 3200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추진했으나, 수요예측 미달로 잠정 보류됐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갑질·배임 논란과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공급 차질 문제가 빚어지면서 자회사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의 증시 입성까지 흔들리게 됐다.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경영투명성과 독립성도 평가에 포함되는데, 총수 일가 갑질 논란과 기내식 문제가 터지면서 심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로, 연내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목표로 상장 작업에 나서려던 참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 대규모 추가 자금 확보가 필요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아시아나항공 매각이라는 추측이 돌았던 것으로 보인다.
대형 로펌 M&A 전문 변호사는 "항공운송사업이 승인제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기존 사업자는 상당한 프리미엄을 갖고 있어 오너로선 쉽사리 매각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시아나 매각설은 너무 앞서간 얘기"라고 밝혔다.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로 매각 완료돼 회생 발판을
[고민서 기자 /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