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출범 이후 첫 IPO(기업공개) 주자인 롯데정보통신이 일반 공모 청약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18일 증권가에 따르면 롯데정보통신은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한 일반 공모 청약 결과 34.22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체 공모주인 428만600주 가운데 20%인 85만7200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일반 청약에 접수된 신청주 수는 2933만2280주를 기록했다. 이에 따른 청약 증거금은 4371억원이다.
마용득 롯데정보통신 대표는 "기업공개 과정에서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신 투자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 주주가치를 높이는 모범적인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롯데정보통신의 청약 경쟁률은 올 상반기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데뷔한 20개 상장사(스팩·리츠 제외)의 평균 청약 경쟁률 699대 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글로벌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기 시작한 최근 한달 사이에 청약을 진행한 다른 상장사들과 비교해도 차이가 뚜렷하다. 이 기간 이원다이애그노믹스는 810.33대 1, 에스브이인베스트먼트 974대 1, 아이큐어 331.42대 1, 올릭스 847대 1, 엠코르셋 51.4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롯데정보통신이 지난 2006년 롯데쇼핑 상장 이후 12년 만에 나온 롯데그룹 신규 상장사이자 지난해 10월 롯데지주 출범 이후 첫 IPO라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결과다. 롯데그룹은 기업가치 상승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롯데정보통신을 필두로 롯데시네마, 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등 우량 계열사를 잇따라 상장시킬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과정에서 확보한 자금은 롯데지주의 호텔롯데 지분 매입에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에서도 롯데정보통신의 몸값을 낮추면서 청약 흥행에 공을 들였다.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공모가를 2만9800원으로 확정했다. 공모 희망가 밴드가 2만8300~3만3300원이었고 3만1000원 이상 가격 신청기관이 72%를 넘었지만 시장친화적인 가격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4300억원으로 당초 예상했던 6000억~6500억원의 기업가치보다 크게 낮아졌다. 게다가 롯데지주 100% 자회사임에도 구주매출 없이 전량 신주 발행을 하기로 했지만 시장의 호응을 얻는 데 역부족이었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정보통신의 청약 흥행 부진 요인으로 높은 그룹내 매출 비중 탓에 낮은 이익률과 성장성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의 지난해 매출 6913억원 가운데 92.9%인 6419억원이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나왔다. 또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1%로 코스피 상장사 평균 8.65%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롯데그룹에 대한 자본시장의 부정적 이미지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그룹은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짠물 배당으로 유명했다. 또 '형제의 난'을 거치면서 폐쇄적이고 불투명한 기업 경영 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룹을 대표하는 롯데쇼핑의 경우에도 지난 2006년 공모가 40만원으로 상장했지만 현재 주가는 20만원선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롯데정보통신의 상
증권가 관계자는 "상반기 유일한 코스피 신규 상장사인 애경산업도 청약 경쟁률이 6.73대 1에 그쳤지만 현재 주가는 공모가의 2배를 넘었다"라며 "후속 IPO를 감안하면 그룹에서도 롯데정보통신의 주가 흐름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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