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의 2분기 실적은 시내면세점이 온전히 이끌었다. 전체 영업이익이 695억원이었는데 시내면세점이 731억원을 거뒀다. 국내 시내점 매출액은 613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였다. 다이궁의 구매가 늘어나며 한국 시내면세점 산업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2% 늘어난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공항 면세점은 30억원 적자, 싱가포르 공항은 29억원 적자, 홍콩 공항은 34억원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홍콩 공항은 리모델링 때문에 영업이익이 낮아졌는데 지난달 말 그랜드오픈을 시작해 3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면세점 수요가 증가하면서 호텔신라의 협상력이 강해져 알선 수수료율이 하락한 점도 영업이익 증가에 한몫했다. 2분기 알선 수수료율은 11.3%로 전 분기 대비 0.6%포인트 떨어졌다.
호텔신라의 전망을 더 밝게 하는 건 다이궁에 이어 면세점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웨이상의 성장이다. 웨이상은 중국에서 위챗, 웨이보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제품을 판매하는 개인이나 기업을 말한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면세점업은 중국 웨이상의 구조적 성장으로 인해 협상력이 점점 강해지고 송객 수수료율이 낮아져 영업이익 증가폭이 더 커질 수 있다"며 "3분기에는 다이궁이 중추절과 광군제 등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사드 이슈로 인해 중국인 단체 관광객 수요가 줄어들어 실적이 부진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부터는 단체 관광객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아도 다이궁 수요만으로 견실한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호텔과 레저 부문은 매출 1200억원에 영업이익은 55억원이었다.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9%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40% 감소했다. 서울과 제주의 신라호텔과 신라스테이 투숙률이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개선된 상황에서도 영
2014년엔 주가수익비율(PER)이 40배에 달해 고평가 논란이 있었지만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락한 현재는 밸류에이션도 저평가 수준이다. 올해 PER는 21배 수준에 머물고 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