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에어컨 관련주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일고 있다. 가전제품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에어컨 판매량이 260만대에 이르는 등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코스닥 시장에서 캐리어 에어컨을 주력 상품으로 하는 오텍은 1만285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간 11.7%의 상승률이다. 손승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오텍의 에어컨 사업부는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31.3% 매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에어컨 수요 급증으로 판매량이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에어컨 생산 업체인 대유위니아도 이날 3395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최근 한 달간 31.1%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다만 지난달 19일 장중 4290원까지 오르며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한 후에는 조정세로 접어든 모양이다.
같은 기간 선풍기와 에어서큘레이터 등을 판매하는 파세코는 23.2%, 선풍기 시장 점유율 1위인 신일산업은 8.4%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냉방용 가전제품 판매량이 늘면서 유통업체도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초 올여름 에어컨 판매 부문에서 부진이 예상됐던 롯데하이마트의 실적도 기존 전망치를 상회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 3분기 영업이익은 8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도 4.5% 늘어난 1조2355억원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6월까지 에어컨 매출액이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이며 부진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였다. 2016년 폭염으로 에어컨 품절 사태를 겪은 소비자들이 지난해 1~6월 에어컨 구매를 서두르며 이 기간 에어컨 매출이 전년 대비 110% 증가한 영향이다. 그러나 최근 2주(7월 16~31일) 동안 롯데하이마트 에어컨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75%나 증가하며 기대를 높이고 있다.
폭염으로 전력 사용량이 증가하자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5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를 전년 대비 4.4% 늘어난 8830만㎾로 예상했으나 실제 전력수요는 9000만㎾를 넘겼다.
정부가 기업에 전력 수요감축요청(DR)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시간별 사용량에 맞춰 전력을 저장해주는 ESS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형 배터리 생산 업체인 삼성SDI와 LG화학 등이 수혜를 볼 수 있다.
실제 관련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는 상향 조정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9.4% 증가한 1741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증가율은 3개월 전 추정치인 47.5%보다 대폭 상승한 것이다. 매출액 증가세 역시 3개월 전 18.2%에서 44.2%로 높아졌다. 다만 폭염 테마주에 대한 묻지마 투자에는 주의해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