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 2018 한국부자 보고서
6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8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과 다른 실물자산을 빼고 순수 금융자산만 10억원 이상 있는 부자는 작년 말 기준 27만8000명,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약 646조원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15.2%, 17% 늘었다. 우리나라 전체 국민 중 상위 0.54%가 가계 총 금융자산의 17.6%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연구소가 한국은행 금융자산 통계, 가구자산 분포와 KB국민은행이 가진 개인별 예치자산 분포 등을 이용해 추정한 결과다. 부자가 10% 넘게 늘어난 데 대해 보고서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 지속과 국내 주식시장의 높은 성장세, 부동산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금융투자 여력 확대 등이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부자 1명당 갖고 있는 금융자산은 평균 23억2000만원이다. 부자들이 사는 지역은 서울(43.7%)이 압도적인 1위였고 경기도(21.3%)가 뒤를 이었다.
부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자산은 부동산으로 총 자산의 53.3%를 차지했다. 부동산 비중은 2014년 55.7%에서 2016년에는 51.4%로 줄었지만 이후에는 상승세로 돌아서 2년 연속 상승했다.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을 뜯어보면 거주용 주택·아파트·오피스텔 등 거주용 비중이 45.9%, 빌딩·상가 21.3%, 투자용 주택·아파트·오피스텔이 20.6%였다. 이 중 빌딩·상가 비중은 부자의 총자산이 많을수록 크게 늘어났다. 자산 100억원 이상 부자의 부동산 포트폴리오에서 빌딩·상가 비율은 39.3%로 거주용 주택(28.8%)과 투자용 주택(18%)보다도 높았다. 부자들은 더 부자가 될수록 늘어난 부의 상당분을 빌딩이나 상가 매입에 쓴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처럼 투자용 부동산이 있는 부자는 전체의 85.5%에 달했다. 가장 많은 47.7%(복수응답)는 상가, 42.2%는 토지·임야, 35.4%는 일반 아파트를 보유했다.
부자들의 금융투자에서는 '안정 추구 성향'이 짙게 나타났다. 이들이 가진 금융자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예·적금(26.8%)으로 작년보다 4.5%포인트 늘었다. 반면 주식 비중은 11.8%로 2017년 20.4%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 연구소가 보고서를 낸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식을 갖고 있는 부자의 1인당 주식 평가액은 평균 3억6000만원으로 일반 투자자(3400만원)보다 10배 넘게 많았다. 시장별로는 코스닥 투자 비율(77%)이 코스피(76%)보다 높았다.
한국 부자 가운데 21.5%는 외화 자산을 갖고 있는 글로벌 투자자였다. 금융자산 50억원 이상 부자는 이 비중이 43.7%로 확 늘어났다. 이들의 외화 자산 투자법은 해외주식 등 직접투자(10%·복수응답)가 가장 많았고 외화 예·적금 등 금융상품(9.3%), 외화 현금(9%), 해외 부동산(2.5%)이 뒤를 이었다. 반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투자 중인 부자는 6.4%에 그쳤고 향후 투자할 의향이 없다는 비중은 74.8%나 돼 가상화폐 재테크에 대한 관심은 미미했다.
향후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투자처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내 부동산이 꼽혔다. 다만 응답 비중은 32.2%에서 29%로 소폭 줄었다.
유망한 국내 부동산 투자처로는 상가(34.8%)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금융자산 중에는 '사모펀드에 투자 의향이 있다'는 부자 비중(38.5%)이
부자들이라고 재무관리를 잘한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시장 변화에 따라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정하는 '리밸런싱'을 주기적으로 한다는 응답은 12%에 불과했다. 현재 내고 있는 세금이 재무적으로 부담이 된다고 답한 부자가 60.5%에 달했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