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은행 은산분리 완화 ◆
↑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 간담회 후 참석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 대통령, 최종구 금융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김재훈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행사에서 "한국의 인터넷전문은행은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보다 출발이 20년 늦었고 중국보다도 크게 뒤처진 실정"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과 함께 핀테크, 빅데이터 산업이 유기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출범 1년 만에 두 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은 고객 700만명, 총대출액 8조원을 바라볼 정도로 국민들의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다"며 "출범 후 대형 시중은행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가 하락하고 해외송금 수수료 인하 경쟁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인터넷은행 규제를 완화하면 계좌개설·자금이체·대출 등에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고 간편결제 등 혁신적 서비스가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신용정보가 부족한 사람이나 청년층 등에 대한 7~10%대 중금리 대출을 늘리고 자동입출금기(ATM)·해외송금 등의 수수료도 줄어들 전망이다. 일자리 측면에서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를 합쳐 5000명의 중장기 고용유발 효과가 예상되는데 전후방 IT 연관 고용유발 효과도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까지 양대 인터넷은행의 직접 투자액은 1조6800억원에 달하는데 핀테크 등 연관 분야 중소기업들이 혜택을 본것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두 인터넷전문은행은 지난해 4월과 7월 각각 문을 열며 시장에 메기효과를 일으켰다. 모바일을 통해서 100% 대출이 이뤄지는 비대면 서비스가 첫째다. 오프라인 서류 제출 없는 대출이 인기를 끌자 시중은행들도 앞다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비대면 서비스를 늘렸다. 대출금리 견제자의 역할도 했다. 지난 4월 케이뱅크는 '직장인K 신용대출' 상품을 최저금리 연 2.73%로 선보이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당시 은행권 평균인 연 4.46%보다 2%포인트 가까이 낮은 수준이었다.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지난해 7월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6개 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4.73%로 직전 달 6월 4.85%에 비해 0.12%포인트 하락했다.
카카오뱅크는 주요 주주인 카카오가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절반의 지분을 통해 곳간을 책임지는 구조로 출범했다. 케이뱅크보다는 단순한 지분구조라 자금조달이 유리한 편이지만, 신상품 출시엔 어려움이 많은 게 현실이다. 지난해 7월 출범 당시 윤호영 공동대표가 올해를 목표로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올해 1월 전·월세보증금대출을 출시했을 뿐, 아직 본격적인 주담대 상품까진 나아가지 못했다.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실질적 주인회사인 카카오와 KT가 마음껏 인터넷은행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확보된 실탄으로 기존 시중은행들의 대출 금리 견제자 역할을 하는 한편, 혁신적인 IT 실험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케이뱅크는 1500억원을 증자해 자본금 500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300억원 수준밖에 늘리지 못해 현재 자본금은 3800억원 규모에 그쳤다. KT가 정상적으로 증자에 참여해 당초 목표인 5000억원 규모를 달성하게 되면, 최소 3200억원 이상의 추가 대출 여력이 생긴다. 케이뱅크 측은 은산분리 문제만 해결된다면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5000억원 이상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은산분리 규제가 없거나 완화된 해외 사례를 보면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산업의 메기 역할을 톡톡히 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8년 3월 말까지 최근 6년간 일본 인터넷은행의 총자산은 120%, 당기순이익은 38%, 계좌 수와 대출액은 각각 92%, 280% 증가했다. 직원 역시 같은 기간 2617명에서 5054명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