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증시 나홀로 부진 ◆
기관투자가들 가운데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의 8월 순매도 규모는 5257억원으로 전체 중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서 연기금은 2815억원, 국가·지방자치단체는 1875억원을 순매도했다. 과거 금융투자 매매는 자기자본 매매 비중이 높았지만 현재는 주가연계증권(ELS) 등이 섞여 있어 정확한 통계를 알 수 없다. 자기자본 매매 규모에 대해 보고할 의무도 없는 데다 증권사마다 각기 다른 운용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마다 자본의 약 10%를 주식시장 자기자본 매매로 활용하는 곳부터 자기자본 매매가 없는 곳까지 제각각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융투자의 매매 규모 가운데 증권사 자기자본 매매(프랍트레이딩)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금융투자 수급 변동성이 갑자기 커지면 자기자본 매매일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기관이 매도로 돌아선 것도 자기자본 매매의 영향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는 지난달 830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이달 급격히 순매도로 돌아섰다. 홍 연구원은 "프랍트레이딩은 방향성을 가지고 매매하기보다는 절대수익을 추구하고 굉장히 액티브한 편"이라며 "증권사마다 운용전략이 달라 정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주가가 더 오르기 힘들다고 판단해 매도하는 곳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는 지난 6월 말 2300선까지 떨어진 이후 2개월 동안 2300선을 횡보하고 있다. 여기에 증권업계에서는 3분기 코스피 전망도 부정적인 상황이다.
반면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우리나라는 파생상품 시장이 크게 발전하면서 액티브 중심인 대만·중국과 달리 패시브 자금이 기관 매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금융투자 매매는 대부분 프로그램 매매인데 올해 외국인 선물 매도가 많았고 시장 변동성이 크다 보니 매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 완
연기금과 국가·지자체는 펀드 리밸런싱이 이뤄지고 있거나 위험자산인 주식 비중이 높아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시장 전망을 낙관하지 않아 매도에 나섰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