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전일 대비 2500원(1.99%) 오른 12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9일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한 후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뱅크의 지분 확대 계획을 알리자 주가가 5.46% 오른 데 이어 이틀 연속 상승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에 나섰다.
반면 네이버는 지난달 시장의 기대치에 7% 정도 하회하는 영업이익 2506억원을 발표하면서 액면분할과 자사주 매입 효과도 못 살리는 바람에 7월 초와 비슷한 주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같은 기간 카카오는 9% 상승했다.
신사업 투자를 위한 인건비 부담으로 나란히 지난해에 비해 영업이익이 줄어든 두 종목의 희비는 핀테크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갈랐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상승 모멘텀을 받고 있지만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파이낸셜이 보험과 자산운용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 네이버페이 역시 4조원을 돌파한 카카오페이의 결제 거래액에 못 미친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둘 다 페이 관련 신사업에서 여전히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있지만 카카오는 은산분리 완화로 카카오뱅크 최대주주로서 핀테크산업을 이끌어 갈 것이란 기대가 있다"며 "네이버는 라인파이낸셜이 투자 결실을 아직 거두지 못하고 있어 주가가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하반기 손익분기점을 지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지만 네이버는 3분기 라인페이의 포인트 환원으로 130억원대의 손실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핀테크사업 실적에선 카카오가 네이버보다 앞선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년 동안 630만개 계좌와 8600조원의 수신을 보유한 인터넷 은행으로 급성장해 왔다. 은산분리 완화를 위한 은행법 개정이 추진되고 카카오가 현재 18%인 지분을 34%
각종 호재 역시 카카오의 주가 상승 모멘텀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연내 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모빌리티는 상반기 스마트호출을 통해 유료화의 기반을 닦아 놓아 하반기 즉시배차 서비스 등으로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