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디어 등록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플랫폼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홍보직과 기자직을 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최대 신용카드포털 카드고릴라를 출시한 고릴라 디스트릭트는 최근 호텔항공콘텐츠 전문기업 프레스티지고릴라를 선보이며 미디어 등록을 마쳤다.
자연스레 카드고릴라 콘텐츠 에디터들 중 일부는 프레스티지고릴라로 소속을 바꿨다. 콘텐츠 에디터로서 글쓰기 역량은 물론 동영상 제작 능력까지 갖춘 그들은 주변 우려와는 달리 빠른 속도로 뉴미디어 환경에 적응해나가고 있다.
카드고릴라에서 커뮤니케이션팀장을 맡고 있던 최서윤(29)씨는 얼떨결에 명함을 2개 갖게 됐다. 팀원들 중 유일하게 카드고릴라 프레스티지고릴라 두군데 모두 소속됐으며 홍보팀장 역할과 미디어 기업에 소속된 기자 역할을 모두 겸하게 됐다. 90년생, 햇수로 5년차라는 많지 않은 나이와 경력이지만 팀장직을 달고 새로운 영역 개척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최씨를 만나 홍보맨에서 이같은 멀티맨으로 변신을 감행하게 된 사연을 들었다.
↑ 최서윤(29)씨는 고릴라디스트릭트에서 카드고릴라 홍보팀장과 프레스티지고릴라 편집인을 겸하고 있다. [사진제공 = 고릴라디스트릭트] |
브런치 글을 눈여겨보던 고승훈 카드고릴라 대표는 최씨에게 이직을 제안했다. 신용카드포털과 연계한 호텔·항공 관련 뉴미디어를 만들어보고 싶던 고 대표에게 홍보 경력이 있으면서 꾸준히 브런치에 글을 쓰던 최씨는 안성맞춤이었다. 이후 최씨는 입사 5개월 만에 팀장으로 발탁됐다.
"솔직히 일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웃음). 크게보면 기자와 홍보 2가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양쪽 다 콘텐츠를 기획·제작하고 각 채널에 배포하는 일이다. '카드고릴라' 기사를 먼저 검색하고 점심에는 기자 미팅을 하는 등 홍보직의 일을 한다. 또 한 달에 한 번 꼴로는 프레스티지고릴라 소속으로서 해외 취재가 있다. 짧으면 3박 4일, 길면 10박 11일도 나간다. 한번 나갈 때 항공과 호텔 여러 개를 한꺼번에 취재해서 들어오면 다음 출장 전까지 글과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식이다."
프레스티지고릴라의 해외 취재비는 모두 대표의 전폭지원 하에 회사비용으로 처리한다. 항공사나 호텔로부터 전혀 편의를 제공받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의 시각으로 가차없이 객관적인 시각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것이 프레스티지 고릴라 편집인으로서의 매력이라고 최씨는 강조했다. 2016년 6월 현재 최씨는 13개 국가의 21개 도시를돌며 69개의 호텔에서 묵었다. 프레스티지고릴라 팀 5명이 만 1년동안 만든 동영상·리뷰 콘텐츠는 2018년 6월 기준 155개에 달한다.
↑ 최서윤(29)씨가 프레스티지고릴라 컨텐츠 편집인으로서 해외에 나가 호텔 취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고릴라디스트릭트] |
이같은 지적에 대해 최씨는 "전통적인 역할만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며 담담하게 포부를 밝혔다.
"정보를 접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소셜 채널의 힘이 강력해지고 있다. 지면에 나오는 기사는 여전히 홍보 가치가 크지만 언론에 등장하는 것만으로 기업이나 브랜드를 알리기엔 역부족인 시대가 됐다. 회사들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획기사를 잘 쓰는 것 이상으로 콘텐츠를 잘 만들고 채널까지 운영할 수 있는 홍보 마케터를 찾기 시작했다. 홍보도 콘텐츠마케팅도 열심히 해서 기자의 역량까지 가진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DNA를 가진 PR 전문가가 되는 것이 내 꿈이다"
↑ 최서윤(29)씨가 프레스티지고릴라 콘텐츠 편집인으로서 항공사 취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고릴라디스트릭트] |
"(사실 내가 감히 후배에게 한마디를 해도 되는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한가지 팁을 주자면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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