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이달 초 경기 성남시 판교 네이버 사옥에 디지털 키오스크 '스마트 라운지'와 ATM만 있는 점포를 열면서 국내 은행이 운영하는 무인 은행 영업점은 총 4곳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신한은행은 네이버 사옥점과 서울 남산타운아파트 상가동에, 우리은행은 서울역과 성수동2가 우리W타워에 무인 점포를 두고 있다.
사람 없는 은행이 가능한 것은 디지털 키오스크 덕분이다. 단순히 예금 입출금과 공과금 납부 정도만 가능한 ATM과 달리 키오스크는 직원이 있는 은행 창구에서 처리 가능한 대부분 업무를 고객이 터치스크린 클릭으로 해결할 수 있다.
예금과 펀드 신규 계좌를 트는 것에 더해 해외 송금 같은 외환 업무뿐 아니라 예금잔액을 이용한 예금담보대출, 체크카드 즉시 발급도 가능하다. 인터넷이나 모바일 뱅킹을 할 때 꼭 필요한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나 보안카드 같은 보안매체 재발급도 된다. 기계 안에 여분의 통장과 카드, OTP를 넣어둬 인증 절차를 거치면 창구에서와 마찬가지로 바로 실물을 받아볼 수 있다.
예금·적금·카드 신규 발급과 예금담보대출처럼 본인 확인이 꼭 필요한 서비스는 은행 콜센터 직원과의 영상전화로 해결한다. 키오스크에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을 스캔해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이후 영상전화로 연결된 직원이 통화하는 사람과 신분증 사진을 비교해 확인하는 식이다. 디지털 키오스크는 완전 무인 점포뿐 아니라 기존 영업점에 설치해 직원 업무를 보조하거나 최소한의 관리 직원만 둔 '초미니 지점'에서 활용되고 있다. 가장 많은 48대를 운영하는 우리은행은 서울 노들역·고대역, 경기 갈매지구에 키오스크가 있는 '스마트 브랜치'를 운영 중이다. 이 세 지점에는 은행 업무 시간인 오전 10시~오후 4시 직원 한 명만 상주한다.
신한은행이 한국관광공사와 LG사이언스파크 등 전국 26곳에서 운영 중인 스마트 브랜치에서 근무하는 직원도 2~4명으로 보통 10명 이상인 기존 지점의 절반에 못 미친다.
키오스크가 있는 무인화 점포나 스마트 브랜치의 가장 큰 장점은 365일 언제나 은행 창구가 문을 닫은 이후에도 은행에서만 할 수 있는 창구 업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은행이 문을 열기 전인 오전 7시부터 폐점 후인 밤 11시 30분까지 키오스크를 쓸 수 있다. 다른 은행도 이런 흐름에 속속 동참하는 분위기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여의도 영업부와 강남역 종합금융센터 등 기존 영업점 4곳에 디지털 키오스크(STM)를 설치했다.
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오프라인 은행 점포와 임직원 숫자가 매년 줄어드는 것과 연관이 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5년 말 7158개, 11만5322명이던 국내 은행 점포와 임직원은 올해 3월 6784개, 10만9989명으로 줄었다. 모바일 뱅킹 이용자가 늘면서 은행 창구를 원래대로 운영할 필요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은행들은 최소한의 인원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