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규모 수주 건을 담은 백지공시를 내놓으면서 향후 주가 흐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규모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분식회계 이슈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가가 당분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4일 장 마감 후 아시아 소재 모 제약사와 1446억원 규모의 의약품 위탁생산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2017년 연간 매출액 대비 31.12%에 해당하는 대규모 수주다. 계약기간은 경영상 비밀 유지 사유로 내년 12월 31일 이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들어 총 6건, 누적금액으로는 약 7000억원의 수주를 따냈다. 지난해 누적 금액인 890억 대비 700% 급증한 수준이다.
지난 2월 아시아 소재 제약사, 미국 소재 제약사와 각각 1124억원, 179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4월에는 글로벌 제약사의 스위스 소재 자회사와 4110억원 규모의 위탁생산계약을 맺었다. 이후 6월에는 100억원 규모 수주, 지난달에는 168억원 규모의 계약이 성사됐다.
수주 잔고가 크게 늘어나면서 실적 성장 및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에 대한 새 감리조치안을 증선위에 올릴 것이라고 밝힌 점은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날 금융감독원은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재감리에 나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연내 증권선물위원회 등을 통해 징계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오도록 신속한 감리와 조치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내 증선위 결론까지 내는 것을 목표로 신속한 감리에 나설 계획"이라며 "임직원의 하계 휴가가 끝나는 이달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감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는 당분간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동안 상승했던 부분에 대해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증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 가까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금감원이 제약·바이오 종목 전반에 대해 공시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점도 투자심리에 부정적 요인"이라면서 "수주잔고가 늘고 있지만 센티멘트 측면에서 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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