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가 2250선 아래로 내려가고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미리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과거와 달리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에서 위탁매매 비중이 줄고 투자은행(IB) 부문 기여도가 높아져 3분기 이익이 우려한 만큼 줄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달 들어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5597억원을 기록해 지난 1월 13조6641억원에 비해 29% 감소하면서 증권업의 하반기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상반기 코스피가 2600선을 돌파하며 호황을 누렸다가 미·중 무역전쟁과 반도체 경기 고점 논란으로 투자심리가 식어버린 탓이다.
여기다 주가연계증권(ELS)의 기초자산인 홍콩 H지수까지 연초 1만3000선에서 최근 1만선까지 떨어지자 조기상환이 안 되면서 트레이딩 부문 이익도 감소하고 있다. ELS는 발행 수익을 이연해 놓고 경과기간에 따라 만기까지 일정하게 수익을 인식한다. 조기상환이 발생하면 미경과기간에 대한 수익을 한꺼번에 인식하기 때문에 증권사로서는 이득이다. 반대로 만기까지 가거나 발행 잔액이 감소하면 이득이 줄어드는 구조다.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는 "홍콩 H지수가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정도로 녹인(knock-in·원금 손실 발생 구간)에 접어든 것은 아니지만 지수 하락에 따라 조기상환 이익이 줄어들고 재투자도 감소해 상반기만큼 증권사들이 ELS로 높은 이익을 보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도 낮춰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3분기 지배주주귀속순이익 전망치가 5월에는 1111억원이었으나 최근에는 1003억원으로 낮아졌다. 미래에셋대우증권 역시 지배주주귀속순이익이 최근 1323억원으로 3개월 전 1525억원에서 낮춰졌다. 증권업종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배로 떨어졌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2018년 예상 PBR는 0.7배, 삼성증권은 0.59배로 낮아졌다.
증권사들이 과거처럼 위탁매매 수수료에 의존하는 수익구조를 넘어섰기 때문에 거래대금 감소가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작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수료 수익에서 위탁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45%, IB 부문은 43%로 주식시장 변동성에 영향을 덜 받는 IB 부문이 급속하게 성장했다. 특히
하반기 현대오일뱅크, 카카오게임즈, CJ CGV 베트남 같은 대어급 IPO가 대기하고 있다. 또 9월 말부터는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의 신용공여한도가 자기자본의 200%로 확대돼 발행어음 판매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