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코스닥에 상장한 여성속옷 전문업체인 엠코르셋은 호실적으로 연일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22일에는 주가가 장중 15% 가까이 상승했다. 엠코르셋은 겉옷에서 속옷으로 관심이 옮겨지는 트렌드를 잘 포착해 다양한 종류의 속옷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2월 코스닥에 입성한 국내 래시가드 1위 업체인 배럴도 사업을 워터스포츠 분야에 집중했다. 고기능성 소재에 패션감각을 더한 애슬레저 시장이 확산되는 트렌드를 파악해 워터스포츠 분야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배럴은 최근 주가가 하락하긴 했지만, 이 같은 높은 성장성에 상장 이후 안정적인 상향세를 보인 바 있다.
그동안 IPO 시장에서 패션 기업들의 성적은 좋지만은 않았다. 특히 의류 수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전문 업체들 중심이었던 패션 기업들은 상장 후 주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2월 상장한 호전실업은 나이키, 언더아머 등 글로벌 스포츠웨어 OEM업체인데, 현재 주가는 공모가의 반 토막 수준이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칼라일이 인수했던 니트의류 OEM업체 약진통상도 2016년 IPO를 추진했지만, 비교 그룹의 주가 부진으로 제대로 된 가치 평가를 받지 못해 IPO를 중단한 바 있다.
패션업계는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경쟁이 치열한 데다 생산시설을 가진 업체들은 후발 국가들의 낮은 생산원가 등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파악하지 못하면 쉽게 대중에게 외면받기도 한다. 이 때문에 여러 분야 사업을 펼치거나 생산을 중심으로 하는 의류업체보다는 특화 전략으로 사업을 전개한 회사들이 살아남았다. 해당 분야 전문성을 기반으로 빠르게 바뀌는 소비자 취향을 포착해 시장을 선점한 것이다.
이 같은 특화 전략에 골프인구 증가로 호황을 맞고 있는 골프웨어 브랜드들도 속속들이 증시 입성을 예고하고 있다.
패션그룹형지의 계열사인 까스텔바작 골프웨어 부문이 내년 상반기 증시 입성을 목표로 상장 준비 중이다. 늘어나는 여성·젊은 골프 인구 증가 추세를 잘 읽어내 론칭 4년 만에 매출액이 1000억원을 바라보고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의류 시장보다 성장성이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이 먹혀들었다"면서 "실적으로 성장세를 입증할 수 있다면 IPO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