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강북을 가리지 않고 서울 집값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주택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여의도·용산 개발계획 발표와 추진을 보류하겠다"고 어제(26일) 발표했습니다.
박 시장은 어제 오후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주택시장이 이상 과열 조짐을 보여 깊이 우려하고 있었다"며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주택시장 안정이 최우선으로 되어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습니다.
서울 부동산값은 지난달 중순 이후 여의도·용산을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습니다.
지난달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받으러 싱가포르에 간 박 시장이 여의도를 신도시급으로 개발하고 서울역∼용산역 철로 지하화 이후 그 위에 MICE(회의·관광·전시·이벤트) 단지와 쇼핑센터를 짓겠다는 구상을 언급하면서, 이후 시장에 나왔던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호가도 1억원 이상 뛰었습니다.
부동산값이 뛰자 박 시장은 "한 방에 개발하겠다는 게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종합적 도시계획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며 진화에 나서면서도 여의도·용산 개발 의지를 계속해서 드러내 왔습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한 달 반 만에 개발 추진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박 시장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여의도·용산 개발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박 시장은 "오늘 발표는 사업을 언제 재개하느냐가 아니라 보류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며 "일단 부동산시장이 안정된 후 정부와 협력해 다시 추진하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박 시장은 "여의도의 경우에는 이미 마스터플랜이 준비됐으며, 노후화된 아파트단지 재개발 안건이 이미 서울시의 도시계획위원회에 올라와 있다"면서 "그러나 예상치 않았던 부동산 투기나 과열이 일어나면서 지금까지처럼 그대로 추진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박 시장이 그간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에 상당한 의지를 드러내 왔기에 이를 백지화하지는 않겠지만 임기 내 추진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용산 개발은 추진할 수밖에 없겠지만, 여의도의 경우 3년 이내에 부동산시장이 안정돼 추진할 수 있을지가 용산에 비해 불확실한 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여의도 개발은 남북관계 개선 국면에서의 한강 활용과 엮이는 문제이기 때문에 단순히 부동산 관점에서 바라봐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안창모 경기대 교수는 "한강을 매개로 서울 전체의 재구조화를 고려할 때 가장 핵심적인 위치가 여의도와 용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도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어제 발표의 부동산시장 여파에 대해선 박 시장이 정부와 힘을 합쳐 부동산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개발계획 자체를 철회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