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오빠들 나왔는데 당연히 가야지"
대학생 김 모씨(25·여)는 좋아하는 아이돌을 '영접'하기 위해 콘서트장이 아닌 은행으로 향한다. 은행에서 자신의 '본진' 아이돌을 모델로 발탁해 브로마이드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기 때문. 브로마이드 재고 확인을 위한 전화는 지점 방문 전 필수 절차다. 김씨는 "평소 인터넷으로 대부분 해결이 가능해 은행을 잘 방문하지 않는다"라며 "브로마이드를 받으러 간 김에 신규 가입이 가능한 상품을 상담받고 왔다"라고 말했다.
유명 연예인을 전면에 내세우는 빅모델 마케팅은 교복·화장품·먹거리 등 1020세대를 타깃으로 '아이돌 특수'를 노리는 특정 업계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금융권에서도 아이돌을 적극 활용해 청년층인 유스(Youth)를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 특성상 신뢰감과 안정감 있는 모델만을 선호하던 과거와는 상반된 행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젊은 세대일수록 아이돌 굿즈(goods)에 민감하게 반응해 관련 이벤트에 적극 참여하며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더불어 충성고객이 많지 않아 새로운 고객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설명했다.
↑ KB국민은행은 `유스(Youth)’ 마케팅의 일환으로 지난 6월 `KB X BTS 적금`과 `KB국민 BTS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이에 앞서 신한은행 역시 지난 3월 '워너원'을 전면에 내세운 '쏠(SOL) 딥 드림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함께 론칭한 '신한 SOL'앱은 오픈 일주일 만에 300만 고객을 유치했으며 10만이 넘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지점마다 워너원 브로마이드 재고를 묻는 젊은 세대의 전화도 끊이지 않았다. 이에 신한은행은 이달 말 만료 예정이었던 워너원과의 광고 계약을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향한 '팬심'을 폭발적인 구매력으로 발산시키는 1020세대를 잠재 고객으로 선점해두겠다는 게 금융권의 전략이다. 유스 마케팅의 주 목적은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 등을 효율적으로 알려 향후 1020세대가 직장인이 되었을 때 충성 고객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주요 수입원이 없는 1020세대를 상대로 한 유스 마케팅에 과도한 광고비를 지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인기 아이돌의 모델료에 적게는 수억, 많게는 수십억 원에 이르는 예산이 책정되는데 1020세대의 소비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예금, 대출 등 은행 거래 여력 역시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낮다는 평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업계는 소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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