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연기 발표 이후 썰렁해진 용산 한강대로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한주형 기자] |
용산구 핵심 입지에 위치한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만 해도 지난 24일 전용면적 210㎡ 매물을 호가인 26억5000만원에 매수인이 사겠다고 했지만 매도인의 변심에 거래가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박 시장의 무기한 개발 보류 발언 이후 분위기가 확 변했다. 27일 1억원 이상을 들여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한 같은 평수의 아파트가 26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왔음에도 다수 매수인이 "박 시장 발언 이후 좀 더 지켜보겠다"며 등을 돌린 것이다.
용산구 한강로에 위치한 Y부동산중개사무소 대표는 "주말 전후로 용산 이촌동 분위기가 확 바뀌어서 놀랄 정도"라며 "지켜보겠다는 것은 지금 이 가격에 사지 않겠다는 의미인데, 호가가 최소 1억원 이상은 떨어져야 다시 거래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의도 아파트 거래시장에서도 즉각적으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시범아파트 인근 A공인에 따르면 지난 주말 계약 직전 매물을 거둬들였던 한 매도자가 27일 아침 다시 집을 팔려고 내놨는데 매수자가 거래가격을 5000만원 깎자고 역제안했다. A공인 관계자는 "여의도를 통틀어 아파트 매물이 10건도 안되기 때문에 추세 변화라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완전한 매도자 우위에서 미세하게나마 매수자 우위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며 "잠시 동안 관망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여의도 중개업소들은 정부와 서울시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문은 열지 않지만 전화, 개별 미팅 방식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용산구 이촌동 주민들은 용산역과 용산공원 개발이 언젠가는 성사될 사업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아파트값이 우상향을 그릴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강하다. 여의도도 마스터플랜 보류로 큰 타격이 예상되는 지역이지만 주민들 분위기는 차분하다. 한 재건축아파트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마스터플랜에 따라 통합개발이 이뤄지면 오히려 재건축이 늦어질 판이었는데 무기한 연기됐으니 사업 속도가 빠른 아파트 위주로 개별 재건축이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광장아파트 인근 B공인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이 마스터플랜을 예고하고 주거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종상향한다고 발표했을 때도 이곳 주민들 대부분은 재건축이 늦어진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고 전했다.
관건은 서울시가 여의도 아파트들의 개별 재건축을 허용할지다. 여의도에는 1970년대에 지은 노후 아파트 12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재건축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서울시 심의를 통과한 곳은 한 곳도 없다. 마스터플랜 연기가 장기화되면 그만큼 재건축도 늦어지고 아파트 입주민 반발은 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재건축 인허가에 있어서는 시간을 끌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큰 그림이 그려져야 개별 단지 재건축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마스터플랜이 연기되면 여의도 재건축은 상당 부분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그렇다고 무한정 개별 재건축을 막을 수도 없어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용산 여의도 개발계획뿐 아니라 강북지역 경전철 사업도 보류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 지역 집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7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에서 의원들 질문을 받고 "서울시 경전철 사업 재정 전환은 국토부 승인을 얻어야
[전범주 기자 / 정순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