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한국과 싱가포르 간 경제협력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가운데 한국기업에 대한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한국기업과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를 배우자는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싱가포르를 방문한 뒤 현지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는 후문이다. 최근 한국에 대한 관심이 자본시장까지 확대되면서 싱가포르거래소가 한국기업 상장 유치에 직접 나섰다.
28일 싱가포르거래소(SGX)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KVCA)는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에서 'SGX IPO 콘퍼런스 코리아 2018' 행사를 개최했다. 싱가포르경제개발청(EDB·Economic Development Board)과 현지 금융기관 등이 후원하고 마일스톤벤처스가 개최한 이날 행사에는 싱가포르거래소와 RHB 증권 싱가포르 등 현지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참석해 한국기업과 투자자들을 만났다.
이날 싱가포르 자본시장 관계자들과 한국의 벤처기업, 투자자들은 싱가포르 기업공개(IPO)를 포함한 자본 조달 전략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한국기업들의 동남아시아 비즈니스 확장 전략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하메드 나자르 빈 이스마일(Mohamed Nasser Bin Ismail) SGX 주식자본시장 헤드는 싱가포르 자본시장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한국기업이 싱가포르로 진출할 때 기대할 수 있는 효과를 설명했다.
그는 "한국 성장기업이 글로벌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해외 자본과 비즈니스 플랫폼을 더욱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하며 전체 상장사 가운데 40%가 글로벌 기업인 싱가포르거래소(SGX)는 한국기업이 아시아로 진출하는 데 있어서 최적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현지에서는 한국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는 품질 면에서 우수하고 신뢰도가 높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화장품과 콘텐츠, 음식료, 푸드테크 등이 싱가포르로 진출할 때 시너지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비앙 탄 (Fabian Tan) EDB 싱가포르 한국 담당 이사가 뒤이어 '한국 기업의 싱가포르 진출 혜택'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파비앙 이사는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장률이 빠르며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과 한국기업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있다"며 "한국기업이 비즈니스를 확장하기에 좋은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행사 다음날인 29일에는 실제 싱가포르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중소기업 10여곳이 서울 서초구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서 현지 자본시장 전문가들과 1대 1 면담을 통해 정보를 교류한다. 싱가포르 거래소는 앞으로도 싱가포르 자본시장 관계자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우수한 기업들을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추 수탓 싱가포르거래소 총괄 부사장은 "한국기업들은 전 세계적 기준으로 봤을 때도 우수하고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국기업이 싱가포르 자본시장을 통해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거래소 차원에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싱가포르는 사업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고 70여개국과 조세조약을 맺었기 때문에 세금 측면에서도 사업 친화적"이라며 "자본유출입을 통제하는 시스템도 없고 자본소득세나 배당소득세 또한 부과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방적인 경제환경을 마련해서 국제자본을 유치하고 이를 통해 금융시장을 더욱 성장시키는 게 싱가포르 정부의 기조"라며 "한국이나 유럽과 달리 싱가포르 노동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유연성 또한 보장돼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싱가포르 주식시장은 한국과 비슷하게 성숙기업을 위한 메인보드(Main board)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등을 위한 카탈리스트(Catalist)로 양분돼 있다. 현재 싱가포르 거래소 상장기업 가운데 749개가 해외기업인데 중국(40%)과 홍콩(14%), 대만(4%), 일본(4%), 호주(4%) 등 다양한 국가의 기업들로 구성됐다. 국내기업 비중이 높은 다른 시장과의 차별화에 성공한 싱가포르에서는 다양한 국제 금융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행사를 주관한 서태욱 마일스톤벤처스 대표는 "국내에는 해외, 특히 동남아시아 진출을 통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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