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신협·상호금융 등 2금융권의 기업 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가계 대출 수요와 부동산 임대업 대출 수요가 2금융권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로 몰렸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기업 대출 잔액은 147조7333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6조3180억원(12.4%) 늘었다. 앞서 상반기 기준 비은행의 기업 대출액은 2014년 2조6388억원에 그쳤지만 2015년 4조9389억원, 2016년 8조8172억원, 2017년 16조3948억원으로 매년 가파르게 규모를 키워왔다. 특히 기업 대출액에는 개인사업자 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금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올해 6월 말 비은행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31조356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5.3% 늘었다.
업권 중에서는 농·축협과 신협 등 상호금융권에서 증가세가 가팔랐다. 신협은 올해 상반기 늘어난 중소기업 대출 잔액만 4조129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5.4%나 증가했다. 농·축협 등 상호금융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7조1384억원(13.3%), 저축은행 중소기업 대출은 2조9429억원(10.3%)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은행 가계 대출 잔액은 3조2951억원(1%) 늘어난 317조1867억원에 그쳤다. 기업 대출 잔액 증가분의 5분의 1에 불과한 수치다. 상반기에만 2016년 17조9956억원, 2017년 13조6172억원으로 몸집을 불리던 2금융권 가계 대출이 지난해 당국의 규제 방침으로 규모가 확 줄어든 것이다.
일각에선 2금융권의 기업 대출 폭증이 당국 규제 영향으로 나타난 '풍선 효과'라고 해석한다. 저축은행·상호금융권 가계 대출 규제가 심해지자 대출 수요가 개인사업자 대출로 옮겨갔을 것이란 해석이다. 또 업권 간 풍선 효과 문제도 있다. 올해 3월부터 은행권 부동산
한 당국 관계자는 "최근 상호금융권의 임대사업자 대출이 늘고 있다"면서도 "2금융권에도 지난 7월부터 임대업자 대출 규제 강화안이 도입됐고, 향후 다른 업권과 발맞춰 관련 규제가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