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금융은 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신한금융그룹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갖고 오렌지라이프를 2조 2989억원에 인수하는 SPA(주식매매계약)를 체결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오른쪽)이 윤종하 라이프투자유한회사 대표와 매매계약 후 기념사직을 찍고 있다. |
현재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1조원 남짓 차이가 나지만 신한금융이 11년 만에 생보업계 6위 규모인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하면서 1위 탈환 여건을 마련했다.
신한금융은 5일 이사회를 열고 라이프투자유한회사가 보유한 오렌지라이프 보통주 4850만주(지분율 59.15%)를 주당 4만7400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총 인수금액은 2조2989억원이다. 또 주주가치 제고와 오렌지라이프 지분 인수에 대한 후속단계 대비를 위해 2000억원의 자사주 매입도 함께 의결했다.
신한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생명보험업은 국내 금융시장의 성숙도와 인구 고령화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안정된 성장이 기대된다"며 "이번 인수로 그룹의 생보 사업라인 강화를 통해 현재 은행·카드 중심의 그룹 사업포트폴리오의 균형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사회 직후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윤종하 라이프투자유한회사 대표이사(MBK파트너스 부회장)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법무법인 태평양 사무실에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날 체결식에서 조용병 회장은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산 건전성과 선진적 경영관리체계를 구축해 안정된 이익구조를 갖고 있는 오렌지라이프의 성공적 인수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그룹 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한금융은 매수자 실사, 추가 협상 등을 거쳐 내년 초 지분 인수 절차를 마무리 하면 오렌지라이프는 14번째 자회사가 된다.
신한금융은 앞으로 KB금융을 제치고 '리딩 금융그룹'의 자리를 탈환한다.
신한금융은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최근 9년간 차지했던 1위 자리를 지난해 KB금융에 내줬다. 올 상반기에도 신한금융은 당기순이익이 1조7956억원으로, KB금융(1조9150억원)보다 1194억원 적었다.
지난해 오렌지라이프의 순이익이 3402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수로 KB금융을 추월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지분율이 59.15%이므로 오렌지라이프 실적이 100% 신한금융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자산 규모로는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앞서게 된다. 6월 말 현재 신한금융의 총 자산은 453조3000억원으로, 463조3000억원인 KB금융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오렌지라이프의 자산 31조5000억원을 더하면 484조8000억원으로 불어나 KB금융을 제친다.
이번 인수로 신한금융의 보험부문 위상도 올라간다. 현재 자산 규모 8위인 신한생명은 오렌지라이프와 합치면 자산이 62조2000억원으로 NH농협생명(64조4000
1위 탈환 관건은 인수합병의 시너지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앞으로 오렌지라이프를 어떻게 키워내느냐가 리딩뱅크 경쟁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아울러 오렌지라이프 노조의 고용보장 요구와 성공적인 화학적 결합을 풀어 나가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